어제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화천 사이에 있는 화악산에 간 것은 주로 두가지 꽃을 보기위해서였습니다. 화악산에 가본 분들은 짐작하겠지만, 바로 요즘 한창인 금강초롱꽃과 닻꽃입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닻꽃을 중심으로, 닮은꼴 꽃들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초가을 화악산에 가면 가는 줄기에 주렁주렁 날카로운 네 갈고리를 매단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꽃 아래에 갈고리 모양을 닮은 네 개의 꽃받침이,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 고정시키는 닻을 닮았다고 이름이 닻꽃입니다. ^^
꽃이 처음에는 연한 황록색으로 피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붉은 빛이 돕니다. 닻꽃이 얼마나 귀한 꽃이냐면, 정부가 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식물입니다. 현재 알려진 국내의 자생지는 1400m 이상의 고산지대인 화악산 등 10곳 미만이라고 합니다. 닻을 닮은 식물이 해안가에서 살아야지 왜 고산으로 올라갔는지 모르겠습니다. ^^
국내 닻꽃은 2020년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닻꽃은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에도 분포하는데 유전자 분석 결과, 국내 자생 닻꽃은 이들과 좀 다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기존 ‘닻꽃’에서 '참닻꽃(Halenia coreana)'으로 바꾸었습니다. 참닻꽃은 닻꽃보다 거(距·꽃뿔)가 더 길고 좁으며 안으로 굽는다고 합니다. 우리 닻꽃을 그냥 닻꽃이라 하고 외국 닻꽃 이름을 바꾸는 방법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ㅠ
닻을 닮은 닻꽃을 소개하는 김에 닮은꼴 식물을 좀 더 소개하겠습니다. 매발톱도 이름만 들어도 무엇을 닮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꽃입니다. 원래 높은 산, 특히 고산의 암석지에서 볼 수 있는 꽃인데 특이한 꽃 이름은 이 꽃의 윗부분이 매의 발톱처럼 구부러졌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 이 부분은 꿀이 고이는 곳으로 '거(距)'라고 부릅니다. 매발톱은 봄에 도심 화단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원예종으로 변신해 화단이나 길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 꽃은 이름이 무엇일까요? 뻐꾹나리입니다. ^^ 꽃의 무늬가 뻐꾸기 가슴 무늬같다고 붙인 이름인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딱 꼴뚜기같지 않나요? 그래서 ‘꼴뚜기꽃’으로 부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상당합니다. ^^
미선나무 이름은 여자 이름 같죠? 미선나무는 한마디로 하얀 꽃이 피는 개나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선나무는 열매의 모양이 부채를 닮았다고 부채 선(扇)자를 써 미선(尾扇)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희귀식물이지만 요즘엔 증식을 통해 많이 퍼져서 수목원은 물론 고궁이나 공원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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