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닻꽃은 닻을 달고 왜 높은 산으로 갔을까?

우면산 2022. 8. 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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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화천 사이에 있는 화악산에 간 것은 주로 두가지 꽃을 보기위해서였습니다. 화악산에 가본 분들은 짐작하겠지만, 바로 요즘 한창인 금강초롱꽃과 닻꽃입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닻꽃을 중심으로, 닮은꼴 꽃들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초가을 화악산에 가면 가는 줄기에 주렁주렁 날카로운 네 갈고리를 매단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꽃 아래에 갈고리 모양을 닮은 네 개의 꽃받침이,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 고정시키는 닻을 닮았다고 이름이 닻꽃입니다. ^^

 

화악산 (참)닻꽃.

 

꽃이 처음에는 연한 황록색으로 피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붉은 빛이 돕니다. 닻꽃이 얼마나 귀한 꽃이냐면, 정부가 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식물입니다. 현재 알려진 국내의 자생지는 1400m 이상의 고산지대인 화악산 등 10곳 미만이라고 합니다. 닻을 닮은 식물이 해안가에서 살아야지 왜 고산으로 올라갔는지 모르겠습니다. ^^

 

화악산 (참)닻꽃 무리.

 

국내 닻꽃은 2020년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닻꽃은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에도 분포하는데 유전자 분석 결과, 국내 자생 닻꽃은 이들과 좀 다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기존닻꽃에서 '참닻꽃(Halenia coreana)'으로 바꾸었습니다. 참닻꽃은 닻꽃보다 거(距·꽃뿔)가 더 길고 좁으며 안으로 굽는다고 합니다. 우리 닻꽃을 그냥 닻꽃이라 하고 외국 닻꽃 이름을 바꾸는 방법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ㅠ

 

화악산 닻꽃(참닻꽃) 영상.

 

닻을 닮은 닻꽃을 소개하는 김에 닮은꼴 식물을 좀 더 소개하겠습니다. 매발톱도 이름만 들어도 무엇을 닮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꽃입니다. 원래 높은 산, 특히 고산의 암석지에서 볼 수 있는 꽃인데 특이한 꽃 이름은 이 꽃의 윗부분이 매의 발톱처럼 구부러졌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 이 부분은 꿀이 고이는 곳으로 '()'라고 부릅니다. 매발톱은 봄에 도심 화단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원예종으로 변신해 화단이나 길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발톱.

 

아래 사진 꽃은 이름이 무엇일까요? 뻐꾹나리입니다. ^^ 꽃의 무늬가 뻐꾸기 가슴 무늬같다고 붙인 이름인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딱 꼴뚜기같지 않나요? 그래서 꼴뚜기꽃으로 부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상당합니다. ^^

 

뻐꾹나리.

 

미선나무 이름은 여자 이름 같죠? 미선나무는 한마디로 하얀 꽃이 피는 개나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선나무는 열매의 모양이 부채를 닮았다고 부채 선()자를 써 미선(尾扇)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희귀식물이지만 요즘엔 증식을 통해 많이 퍼져서 수목원은 물론 고궁이나 공원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미선나무 열매.

 

 

◇더 읽을거리

 

-뭘 닮았나? 동물 닮은 우리꽃 10가지                   

 

-과남풀과 용담, 요즘 보라빛 대세꽃 & 구슬붕이 

 

-1속1종 식물들, 개성 미인인데 외롭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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