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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 27

윤흥길 단편 ‘기억 속의 들꽃’의 쥐바라숭꽃은 어떤 꽃?

윤흥길의 단편소설 ‘기억 속의 들꽃’에는 ‘쥐바라숭꽃’이라는 꽃 이름이 나온다. ‘해바라기를 축소해 놓은 모양의 동전 만한 들꽃’이다. 이 꽃은 어떤 꽃일까. 이 소설은 6·25때 만경강 부근 피난민들이 지나는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는 피난민들이 떠나고 남겨진 고아 명선이를 우연히 집으로 데려온다. 어머니는 명선이를 박대하다가 명선이가 금반지를 내밀자 반색하면서 우리집에서 살게 한다. ‘나’와 명선이가 부서진 다리의 철근 위에서 놀다가 꽃을 발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거대한 교각 바로 위 무너져내리다만 콘크리트 더미에 이전에 보이지 않던 꽃송이 하나가 피어 있었다. 바람을 타고 온 꽃씨 한 알이 교각 위에 두껍게 쌓인 먼지 속에 어느새 뿌리를 내린 모양이었다. "꽃이름이 뭔지 아니?" 난생 처..

꽃이야기 2020.11.30

팔방미인 남천, 꽃·열매·잎 예쁘고 공기정화능력도 좋아 ^^

요즘 서울 도심에서 탐스러운 빨간 열매를 원뿔 모양으로 주렁주렁 단 관목을 볼 수 있다. 주로 길거리 생울타리나 경계목 등으로 많이 심어 놓았는데, 바로 남천이다. 처음에 남천의 단정한 생김새를 보고 우리 자생종일 것이라 믿었다. ^^ 그런데 알고 보니 중국 원산지였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따뜻한 지방에서 모여 나고 곧바르게 자라며 잎이 주로 꼭대기에 달리는 것이 대나무를 닮았다고 남천죽(南天竹)이라고 부른다. 남쪽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닮은 나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이 나무를 조경수로 수입하면서 이름에서 죽을 빼고 남천이라 했고 그 표기를 우리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우리나무 이름사전’(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저)의 설명이다. 또 원뿔 모양의 꽃대에 하얀 꽃이 피고 나면 콩알 굵기의 빨..

나무이야기 2020.11.29

나무엔 기생, 새들과는 공생하는 겨우살이 ^^

야생화 사이트 등에 겨우살이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주말인 오늘내일 겨우살이를 보러 산에 가는 꽃쟁이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 요즘 산에 가면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것들이 달린 나무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새 둥지가 아니고 초록색 식물인 경우가 있는데, 잎과 줄기는 초록색이고 콩알만 한 연노랑색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 있습니다. 이게 겨우살이입니다. 겨우살이는 상록성이라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있지만 다른 계절엔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숙주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겨울에 돋보이는 나무여서 생겼을 것입니다. 겨우살이는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지만 숙주 나무에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아 사는 반(半..

나무이야기 2020.11.28

열매로 측백 편백 화백 서양측백 나무 구분하기

측백나무와 편백, 화백은 모두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침엽수입니다. 측백나무는 우리 땅에 자생하는 나무이고, 편백(일명 히노끼)과 화백은 일본에서 들여와 심은 나무죠. 두 나무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볼 수 있지만 주로 남부지방에 심는 나무입니다. 얼마 전에 ‘측백나무 편백 화백 구분 포인트 알아볼까요’ 글에서 이들 세 나무를 잎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요약하면, 측백나무 잎은 앞면과 뒷면 색깔·모양이 같고, 편백 잎은 뒷면에 Y자 모양의 흰색 선이 있으며, 화백 잎은 뒷면에 흰색 나비 넥타이 무늬가 있습니다. ^^ 오늘은 이들 세 나무를 열매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요즘 이 세 나무 모두 열매를 달고 있어서 열매로 구분하는데 적기일 것 같습니다. 측백나무 열매는 뿔 같은 돌기가 있는 것이..

나무이야기 2020.11.27

정세랑 소설 '시선으로부터'와 레후아꽃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정세랑 소설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하와이 화산지대에서 피는 레후아꽃이 어떤 꽃인지 궁금했다.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는 없는 식물로, 우리나라 수목원 온실에서 볼 수 있는 병솔나무꽃과 비슷한 꽃이었다. 이 소설은 6·25 직후 하와이로 이주했다가 독일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하고 귀국해 미술가·작가로 활동한 심시선과 그 가족들 이야기다. 심시선이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가계 구성원들은 그녀가 죽고 10년이 지난 후 하와이에 모여 단 한 번의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큰딸 명혜는 이렇게 말한다. “기일 저녁 여덟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 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책이야기 2020.11.26

사랑의 열매 닮은 산호수·자금우·백량금 열매

연말연시면 ‘사랑의 열매’를 단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세개의 빨간 열매를 형상화한 것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의 상징으로 쓰는 것이다. 이 상징물은 어떤 열매를 형상화한 것일까. 공동모금회는 특정한 열매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야산에 자라는 산열매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2003년 산림청이 백당나무를 이달의 나무로 선정하면서 사랑의 열매와 닮은 점을 언급했다고 밝히고 있다. 백당나무 열매도 사랑의 열매와 닮았지만, 오늘 소개할 산호수, 자금우, 백량금 삼형제 열매도 사랑의 열매와 많이 닮았다. ^^ 이들 자금우과 삼형제는 제주도와 일부 서남해안 등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상록 나무다. 하지만 열매가 예뻐서 화분에 심어 가꾸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먼저 ..

나무이야기 2020.11.25

흰말채나무·노랑말채나무 이름 유감

3일 전 ‘층층나무 앞에서 이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 ^^’ 글에서 말채나무를 간략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흰말채나무와 노랑말채나무 이야기입니다. 두 나무도 말채나무와 가까운 형제나무로, 같은 층층나무과입니다. 그러나 모양새는 전혀 다릅니다. 말채나무는 높이가 10미터에 달하는 교목이지만 흰말채나무나 노랑말채나무는 키가 2미터 내외인 관목입니다. 그래서 흰·노랑 말채나무와 그냥 말채나무를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헷갈리는 것은 흰말채나무와 노랑말채나무의 이름입니다. 흰말채나무는 흰 열매가 달린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나무껍질이 여름에는 푸른색이다가 겨울에는 빨간색을 띱니다. 추위에 버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노랑말채나무도 열매가 흰색입니다. 그런데 겨울 줄기가 짙은 노란색을 띤다고..

나무이야기 2020.11.24

한강 지킴이, 참느릅나무

요즘 한강에 나가 보면 1㎝ 남짓 크기의 열매를 잔뜩 달고 있는 나무가 있습니다. 잎처럼 누렇게 단풍이 든 열매는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집니다. 참느릅나무입니다. 최근 한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가 참느릅나무 아닐까 싶습니다. 한강 자전거도로 양 옆 가로수는 참느릅나무인 경우가 많고, 한강변 넓은 공터에도 참느릅나무가 상당히 많습니다. 여기에다 한강가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나무 중에도 참느릅나무가 적지 않더군요. 한강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참느릅나무. 참느릅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 교목이지만 유일하게 가을인 9~10월에 꽃이 피고 10~11월에 열매를 맺어서 다른 느릅나무들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1~1.3㎝ 정도의 열매(넓은 타원형 시과)를 다닥다닥 달고 있는 나..

나무이야기 2020.11.23

층층나무 앞에서 이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 ^^

등산을 하다 보면 가지가 층층으로 달려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마디마다 가지가 돌려가면서 층을 이루며 옆으로 뻗는다. 그래서 이름이 층층나무다. ^^ 층층나무는 높이가 20m에 달하고 가지는 돌려나기 하는 나무다. 대개 가지가 어긋나거나 마주나는 나무가 많은데 희한하게도 층층나무는 돌려나는 것이다. 나무 전체 모양이 독특해서 한번 보면 잊기 없다. 한번은 경북대 박상진 명예교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박 교수는 층층나무를 설명하면서 “층층나무 앞에서 나무 이름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르는 격”이라고 말했다. 물론 농담으로 한 얘기였다. ^^ 서구 사람들도 비슷하게 보였는지 영어 이름은 ‘Wedding cake tree’다. 웨딩 케이크가 층층이 쌓인 것처럼 생겼다고 붙었을 것이다. 박 교수는 한 ..

나무이야기 2020.11.21

산길에 흔한 노란 껍질 속 빨간 열매, 노박덩굴이었군요 ^^

요즘 산이나 언덕에서 노란 껍질 속에 빨간 열매를 다닥다닥 달고 있는 덩굴나무를 만날 수 있다. 처음엔 노란색만 보이다가 껍질이 3갈래로 갈라지면서 빨간 씨앗이 드러난다. 노박덩굴이다. 노박덩굴 열매는 딱 콩알 크기인데, 노란 껍질과 빨간 열매가 조화를 이루어 참 예쁘다. 새들이 이 열매를 특히 좋아하는지 이 열매가 겨울까지 달려있는 것을 보기 힘들다. 새들이 열매가 익는 대로,며칠 내로 거의 다 따 먹는다는 것이다. 새들이 이 열매를 특히 좋아하는 모양이다. ^^ 열매 과육의 단맛 때문일까. 노박덩굴은 전국의 산과 언덕 등의 양지바른 곳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양지바른 곳을 좋아해 햇빛이 잘 비치는 곳에 있는 덩굴을 보면 노박덩굴이 아닌가 살펴보는 경우가 많다. 5~6월에 황록색 꽃이 피..

나무이야기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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