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남산 와룡매, 이번엔 강풍에 부러져
지난 주말 서울 남산 둘레길을 걷고 안중근기념관 앞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랄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안중근기념관 앞 명물 와룡매 중 홍매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아래는 현장 사진입니다. 와룡매 중 홍매가 지난 5월 6일 강풍으로 부러져 접목 후 생육 상태를 관찰 중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찾아보니 지난달 어린이날 연휴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날씨였습니다. ㅠㅠ
남산 안중근기념관 앞에는 백홍 한쌍의 매실나무 두 그루가 있었습니다. 용이 엎드린 형상이라고 ‘와룡매’라고 불리는 품종인데 400년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원래 창덕궁 선정전 앞에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다테 마사무네라는 일본 장수가 전리품으로 뽑아갔습니다.
그리고 1999년 그 후계목인 백매와 홍매 한 그루씩을 400년만에 일본에서 기증받아 남산에 심은 것입니다. 겹매라 그런지 다른 매화에 비해 개화가 늦은 편(3월말~4월초)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와룡매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매화여서 ‘서울 매화 감상 5대 명소’를 선정할 때 넣은 매화이기도 했습니다. 홍매만 수난을 당하고 다행히 안중근기념관에 가까운 쪽에 있는 백매는 무사했습니다.
현장을 보니 홍매 잘린 줄기에 원래 나무에서 자른 듯한 가지를 꽂아 다시 살려보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은 나무를 살리는 기술이 좋으니 다시 살아날 것으로 믿습니다. 부디 잘 살아나 이전의 아름다운 겹홍매의 매력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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