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상원사 입구에서 만난 토종 잎갈나무
오늘은 얼마전 오대산 상원사에 갔다가 국내(남한)에는 없는줄 알았던 토종 잎갈나무를 만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
상원사 잎갈나무를 보기 전에는 우리나라엔 일본잎갈나무(낙엽송)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일본잎갈나무는 1960~1970년대에 정책적으로 많이 심은 나무입니다. 그냥 잎갈나무는 북한 등 추운 지방에서 자라지만 일본잎갈나무는 중부 이남에서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일본잎갈나무는 줄기가 곧게 자라 전봇대나 철도목,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데 쓰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수요는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더구나 이 나무 원산지가 일본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늘고 숲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이유에서 국립공원에서 일본잎갈나무를 베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태백산 등에선 실제로 순차적으로 베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잎갈나무는 북한과 중국 동북부, 몽골, 극동러시아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백두산에 울창한 원시림을 이룬 토종 한반도 나무지만, 남한에선 국립수목원 광릉숲과 오대산, 가리왕산 등에서 극소수만 자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잎갈나무 숲은 가리왕산에 있는 것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
그런데 상원사 입구에서 귀한 잎갈나무 안내문을 만난 것입니다. 상원사 잎갈나무를 보면서 잎갈나무와 일본잎갈나무 차이를 알았는데, 잎갈나무는 열매 실편의 끝이 뒤로 젖혀지지 않고 실편 수도 25~40개라고 합니다. 반면 일본잎갈나무는 열매의 실편이 뒤로 뒤집히며, 실편 개수는 50~60개로 많다고 합니다.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은 사계절 푸른 침엽수이지만 잎갈나무 종류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잎을 가는’, 그러니까 잎이 노랗고 붉게 변해 떨어지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일본잎갈나무를 낙엽이 지는 침엽수란 의미로 ‘낙엽송’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상원사 잎갈나무는 수령이 250년 이상으로 남한에서 자생하는 토종 잎갈나무여서 강원도에서 2020년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또다른 잎갈나무 종류로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가 있습니다. 옛날 학교 교정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나무로, 대구시 동대구로에 서 있는 가로수로도 유명합니다. 이곳엔 수령 50년이 넘고 높이가 10m가 넘는 360여 그루 개잎갈나무가 도로 중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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