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석(1912~1996)이 사랑한 나무를 고르라면 당연히 갈매나무일 것입니다. 백석이 1948년 남한 문단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 ‘남(南)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의 마지막 부분엔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가 나옵니다. 이 시는 백석이 해방 직후 만주를 헤매다 신의주에 도착했을 즈음 쓴 시인데,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외롭게 눈을 맞고 서 있는 갈매나무로 표현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은 책 ‘시인을 찾아서’에서 “이 갈매나무야말로 백석의 모든 시에 관통하는 이미지”라고 극찬했습니다. ^^ 그렇다면 백석이 사랑한 꽃을 고르라면 어떤 꽃일까요? 그 단초를 김연수 장편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을 읽다가 발견했습니다. 이 소설은 백석이 북한에서 번역 작업에 몰두하다 1956년 다시 시를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