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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유래 13

왜 이름이 박쥐나무·박쥐나물일까? ^^

어제 내장산에 갔더니 박쥐나무가 제철이었습니다. 박쥐나무 꽃이 막 피어서 ‘시즌 개시’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박쥐나무 그리고 이름이 비슷한 박쥐나물 이야기입니다. ^^ 내장산에 가서 내장사~원적암~사랑의다리~벽련암~일주문 코스를 돌았습니다. 가볍게 내장산의 정취와 식생을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여러 꽃과 나무, 풀을 보았지만 지금 내장산의 꽃은 단연 박쥐나무 꽃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 박쥐나무는 우리나라 숲에서 자라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입니다. 높이 4m정도 자랍니다. 잎은 전체적으로 원형에 가깝지만 끝이 3-5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잎만 보아도 금새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개성 있습니다. 이 잎 모양이 날개를 편 박쥐를 닮았다고 박쥐나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 그런데..

꽃이야기 2023.06.07

이중섭 그림에 멀구슬나무가 있는 까닭은?

요즘 제주도와 남해안 등 따뜻한 지역에 가면 파란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멀구슬나무입니다. 지난주 신안 퍼플섬을 다녀올 때 곳곳에, 특히 인가 주변에 이 나무가 많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 서울 주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유명한 그림 속에서 또 이 나무를 보았습니다. 어떤 그림이냐면, 이중섭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 위쪽에 노란색으로 그려진 나무가 멀구슬나무입니다. ^^ 화가 이중섭은 6·25때 제주도로 피난을 와서 일 년 정도 서귀포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초가집에서 셋방을 살았습니다. 1951년의 일입니다.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그의 집 앞마당에서 그린 풍경이라고 합니다. 이중섭은 ..

나무이야기 2022.01.24

저 황금색 꽃비, 모감주나무 이야기입니다 ^^

지난 주말 경의선숲길을 걷다가 황금색 모감주나무 꽃이 핀 것을 보고 반가우면서도 놀랐습니다. 반가운 것은 올해 첫 모감주나무 꽃을 보았기 때문이고 놀란 것은 ‘아니 벌써?’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하긴 6월말~7월 중순 피는 꽃이니까 아주 빠른 것도 아니군요. 지난 주말 경의선숲길에서 본 모감주나무 꽃 동영상. 모감주나무는 독특하게도 황금빛에 가까운 노란색 꽃을 피웁니다. 자잘한 제비 모양의 꽃이 수백 개가 매달려 2주 정도 피고 지기를 반복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꽃잎도 장관을 연출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황금비가 쏟아진 듯하다고 영어 이름이 골든레인트리(Golden rain tree)입니다. ^^ 꽃차례는 가지 끝에 길이 25~35cm로 달립니다. 자세히 보면 노란색 꽃은 지름이 1cm정도..

나무이야기 2021.06.21

억새는 산, 달뿌리풀은 개울가, 갈대는 강 하구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식물 중 하나가 갈대, 억새, 달뿌리풀 등 벼과 식물 무리다. 언뜻 보면 셋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조금씩 다르다. 이중 억새는 주로 산이나 들에서 자라고 열매 색깔도 은색이 도는 흰색이라 갈대·달뿌리풀과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억새는 잎 가운데 흰색의 주맥이 뚜렷하다는 점에서도 갈대 등과 차이가 있다. 또 억새의 이삭은 한쪽으로 단정하게 모여 있다. 가평 유명산, 포천 명성산, 정선 민둥산, 창녕 화왕산 등이 억새로 유명한 산들이다. 억새는 갈대·달뿌리풀과 속(屬)이 다르다. 갈대와 달뿌리풀은 같은 속(屬)이라 그런지 구분이 쉽지 않다. 먼저 갈대는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고 열매이삭이 갈색이라 갈대라 부르는 것이다. 을숙도, 순천만, 충남 서천 신성리(금강 하구)가 갈대밭으로 유..

꽃이야기 2020.10.03

이고들빼기, 산길에 민들레만큼 흔한 노란 꽃 ^^

“이 고들빼기 이름이 뭐지?”가을에 산에 가면 산길에 흔한 꽃을 보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묻곤 했다. ㅎㅎ“이고들빼기!”두 아이는 뒤질세라 목소리를 높였다. ^^ 이고들빼기는 산에 가면 흔한데다, 이름이 특이해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꽃이다. 우리 애들도 한번 알려주니 바로 기억하고 다음에 물어보면 잊지 않았다. 이고들빼기 꽃은 7월 중순에서 10월까지, 그러니까 요즘 산길을 걷다보면 길가의 민들레만큼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높이 30~70cm 정도에 지름 15㎜ 정도의 꽃이 다닥다닥 달린다. 잎은 밑부분이 귀볼처럼 생겼는데 줄기를 반 정도 감싸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드문드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고들빼기는 왜 이고들빼기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졌을까. ‘이’는 ‘이것’을 가르키는 것일까, 이(toot..

꽃이야기 2020.10.02

민들레 비슷한 저 노란꽃, 조밥나물·사데풀·쇠서나물?

요즘 산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색 국화과 꽃들이 있습니다. 꽃 자체는 민들레꽃 비슷한데, 무릎 정도 높이로 더 큽니다. 그런데 여럿이 비슷비슷하게 생겨 헷갈립니다. 바로 조밥나물, 사데풀, 쇠서나물입니다. 셋 다 8~10월 피는 꽃입니다. 엇비슷하게 생겨서 익혀 놓아도 한두해 지나면 또 잊어버려 다시 공부하게 만듭니다. 그러니 식물 초보인 분들은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한번 죽 본 다음 나중에 관심이 생겼을 때 다시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먼저 조밥나물은 잎 가장자리에 짧은 가시 같은 돌기가 듬성듬성 있는 것이 특징(아래 두번째 사진)입니다. 꽃 자체는 셋 중 제일 단정치 못한 듯합니다. 설상화 길이가 일정하지 않아서인지 어떻게 담아도 깔끔하지 않더군요. 조밥나물이라는..

꽃이야기 2020.08.28

박주가리의 상큼한 꽃향기, 아름다운 비상

아래 사진은 요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주가리입니다. 도심 공터나 담장가, 숲 언저리, 시골 담장 등에서 철망 같은 것을 감고 올라가는 덩굴성 식물, 박주가리를 볼 수 있습니다. 박주가리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꽃향기가 강합니다. 박주가리 꽃 자체도 개성이 있습니다. 분홍색과 연한 보라색 중간쯤인 꽃 색도 그렇고, 종 모양의 작은 꽃송이들이 5갈래로 갈라져 뒤로 젖혀지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꽃잎 안에 털이 가득한 것이 특이합니다. ^^ 여기에다 이 꽃이 매우 강한 향기를 가졌다는 것을 더해야 합니다. 그것도 놀랄 정도로 상큼한 향입니다. 박주가리처럼 공터 등에서 흔하게 피는 꽃에서 어떻게 그런 고급스러운 향기가 나오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 박주가리 꽃이 진 자리에 달리는 열..

꽃이야기 2020.08.12

톡 터지는 달콤한 추억, 까마중이 익어갑니다 ^^

여기저기서 까마중이 익어갑니다. 벌써 따 먹고 싶을 만큼 검게 익은 열매들도 있네요. ^^ 작은 흰색 꽃들이 푸른 잎 사이에서 날렵하게 꽃잎을 뒤로 젖히며 노란 꽃술을 내밀고 있고, 한쪽에서는 초록색 열매가 검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잘 익은 까만 열매는 흑진주처럼 생겼고, 군침이 절로 돌게 합니다. 까마중은 어린 시절 허기가 질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먹을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집 뒤꼍이나 길가에 흔했던 까마중은 여름 내내 까만 열매를 달고 있었고, 입 안에서 톡 터지며 그런대로 달콤한 맛이 나는 게 먹을 만했습니다.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우리 동네에서는 '먹때왈'이라고 불렀습니다. 산딸기를 '때왈'이라고 했는데 '먹때왈'은 검은 딸기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애들이 어려서 고향집에 갔을 때 ..

꽃이야기 2020.08.11

풍접초·족두리꽃·거미꽃, 가장 좋은 이름은?

아래 사진은 비에 젖은 풍접초입니다. 식물이 꽃을 피우는 이유는 벌이나 나비 등을 불러들여 수정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날이면 날마다 비가 오니 꽃들이 제대로 수정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풍접초는 요즘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 원예종입니다. 8~9월에 흰색 또는 홍자색으로 피는 꽃이 참 예쁘죠.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이 꽃을 보고 있으면 왜 풍접초(風蝶草)라 부르는지 알 수 있습니다. 꼭 나비가 날개짓하는 것 같습니다. ^^ 위 사진 위쪽을 보면 아직 피지 않은 풍접초 꽃망울이 보이는데, 꽃잎이 꽃술을 감싸고 있는 가운데 꽃술 일부가 삐죽 나와있는 모습이 참 신기합니다. 꽃잎 하나하나를 보면 가는 꽃줄기가 2㎝ 정도로 길고, 그 위에 좁은 달걀 모양 꽃잎이 달려 있습니..

꽃이야기 2020.08.10

왜 며느리밑씻개라고 했을까?

요즘 밭가나 산기슭, 하천 부근에 많은 위 식물 보셨는지요? 이름이 며느리밑씻개입니다. 식물 이름은 우리 고유어의 보고(寶庫)라 할 정도로 예쁜 이름이 많지만 듣기도 부르기도 민망한 이름도 있습니다. 며느리밑씻개도 그중 하나입니다. 별사탕같이 생긴 옅은 분홍색 꽃이 예쁘지만, 줄기에는 사나운 가시가 수없이 돋아난 식물입니다. 이 식물에는 시어머니의 며느리 구박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종이가 귀하던 시절, 며느리를 못마땅하게 여긴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볼일 본 후 쓰라고 며느리밑씻개를 던져 주었다는 것입니다. 며느리밑씻개 가시는 정말 험악하게 생겼습니다. 며느리가 얼마나 미웠으면 이런 식물을 밑씻개로 쓰라고 던져 주었을까요? 이야기도 그렇지만 이름도 듣기 거북하죠. ㅠㅠ 며느리밑씻개는 1930년대 우..

꽃이야기 202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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