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풍접초·족두리꽃·거미꽃, 가장 좋은 이름은?

우면산 2020. 8. 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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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비에 젖은 풍접초입니다. 식물이 꽃을 피우는 이유는 벌이나 나비 등을 불러들여 수정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날이면 날마다 비가 오니 꽃들이 제대로 수정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풍접초. 꽃잎보다 긴 꽃술이 인상적이다.

 

풍접초는 요즘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 원예종입니다. 8~9월에 흰색 또는 홍자색으로 피는 꽃이 참 예쁘죠.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이 꽃을 보고 있으면 왜 풍접초(風蝶草)라 부르는지 알 수 있습니다. 꼭 나비가 날개짓하는 것 같습니다. ^^ 위 사진 위쪽을 보면 아직 피지 않은 풍접초 꽃망울이 보이는데, 꽃잎이 꽃술을 감싸고 있는 가운데 꽃술 일부가 삐죽 나와있는 모습이 참 신기합니다.

 

 

꽃잎 하나하나를 보면 가는 꽃줄기가 2㎝ 정도로 길고, 그 위에 좁은 달걀 모양 꽃잎이 달려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꽃이 개성있게 보이는 이유는 꽃잎보다 2~3배 긴 꽃술 때문일 것입니다. 이 긴 꽃술들이 거미줄처럼 늘어졌다고 영어 이름은 ‘spider flower(거미꽃)’ 또는 ‘spider plant’이랍니다.

 

풍접초 무리.

 

지역에 따라 족두리꽃, 나비꽃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옛날 혼례를 치를 때 신부가 머리에 쓰는 족두리 비슷하게 생겼지요? 나비꽃이라는 이름은 다섯 개의 꽃잎과 길게 삐져나온 꽃술이 멀리서 보면 마치 꿀을 빨고 있는 나비 같아서 붙은 것 같습니다. 식물에 특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풍접초 꽃이 하도 예뻐서 지난해 가을 꽃씨를 받아 화분에 뿌려 보았습니다. 올해초 싹이 나고 기세 좋게 자라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햇볕이 부족한 아파트 베란다라 그런지 꽃망울은 생기지 않고 시들고 있습니다. ㅠㅠ 내년엔 직사광선이 있는 곳에서 길러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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