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그리움의 상징, 상사화가 피었습니다 ^^

우면산 2020. 8. 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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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의 장편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미르, 소희, 바우 등 세 아이가 성장통을 겪고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세 아이 모두 가족 중 한 명을 잃은 결손 가정 아이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며 커가는 이야기입니다. 1999년 나온 책인데, 이미 성장소설의 고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이중 바우는 어려서 엄마를 잃고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아이입니다. 바우 아버지는 엄마 산소 옆에 상사화를 심었습니다. 바우가 자기 가족이 한 몸이지만 만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상사화의 꽃과 잎 같다고 생각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상사화 무리.   ⓒ국립수목원

 

마침 요즘 상사화가 제철입니다. 소설에 나오는대로,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을 볼 수 없는 식물입니다. 봄에는 잎만 나와 영양분을 알뿌리에 저장해 놓고 6~7월쯤 마릅니다. 잎이 지고 난 8월쯤 꽃대가 올라와 분홍색 꽃송이가 4~8개 정도 달립니다. 그래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그리워한다고 이름이 상사화(相思花)입니다.

 

 

상사화가 질 무렵, 그러니까 초가을에 상사화 비슷한 모양에 진한 붉은색으로 피는 꽃이 있는데, 바로 석산입니다. 꽃무릇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일부에서 상사화라고도 부르는데 상사화는 따로 있으니 맞지 않겠지요.

 

석산. 꽃무릇이라고도 부른다.

 

석산도 잎과 꽃이 동시에 피지 않는 점은 상사화와 같습니다. 그러나 봄에 새잎이 나는 상사화와 달리, 석산은 가을에 돋아난 새잎으로 겨울을 납니다. 석산은 사찰 주변에 많이 심는데, 전남 영광 불갑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이 석산 군락으로 유명합니다.

전북 정읍 내장산에 가면 상사화 비슷한 꽃을 엄청 많이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백양꽃입니다. 9월이 제철이니 구경 가세요 ^.^ 이 식물을 처음 발견한 곳이 백양사 주변이라고 백양꽃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상사화보다 좀 작은 꽃대에 피는 주황색 꽃이 예쁩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특산식물이기도 합니다.

 

백양꽃. 9월쯤 주황색 꽃이 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내장산국립공원은 새로운 탐방 아이템을 만들겠다며 2014년부터 이 꽃을 국립공원 내에 약 120만 본 심었다고 합니다. 볼거리가 하나 더 생기긴 했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국립공원에다 인위적으로 특정 식물을 대량 심는 것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사족인가요? ^^).

 

 

이밖에 꽃이 노란빛이 도는 흰색인 위도상사화, 진한 노란색이고 화피 가장자리가 파도처럼 구불거리는 진노랑상사화, 꽃이 연한 노란색인 붉노랑상사화, 백양꽃보다 연한 주황색 꽃이 피는 제주상사화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진노랑상사화와 붉노랑상사화이름을 바꾸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붉노랑상사화 무리. 꽃색이 연한 노랑색이다.

 

진노랑상사화. 화피 가장자리가 파도처럼 구불거린다. 전북 부안 내소사 앞에서 담은 것이다.

 

제주상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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