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배초향, 향긋한 잎 좋고 연보라색 꽃도 좋고 ^^

우면산 2020. 8.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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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국제시장'에서, 영화 처음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꽃이 있습니다. 둘 다 주인공 덕수와 부인이 바다가 훤히 보이는 옥상에서 살아온 인생을 회상하는 장면인데, 이 옥상 텃밭에 배초향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비 한 마리가 이 배초향 꽃에 앉았다가 훨훨 날아가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배초향 잎은 부산 등 남해안 일대에서는 대형마트 야채 코너에서 팔 정도로 흔한 식재료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작진이 영화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주택가에서 담은 배초향. 흔히 방아, 방아잎이라고도 부른다.

 

남부지방에서는 배초향을 방아, 방아잎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배초향이라면 잘 몰라도 '방아잎' 하면 아는 사람이 많더군요.

 

배초향은 잎이 작은 깻잎처럼 생겼고, 원기둥 꽃대에 자잘한 연보랏빛 꽃이 다닥다닥 피는 꿀풀과 식물입니다. 산에서도 자라지만 영화 ‘국제시장’에서처럼 마당이나 텃밭 한쪽에 심어 잎을 따 쓰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진한 향이 있습니다. 잎을 문질러보면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좋습니다. 전으로 부쳐먹기도 하고 매운탕·추어탕·장어국에 넣는 등 생선 비린내를 없애는 데 쓴다고 합니다. 라벤더·로즈마리가 서양 허브라면 배초향은 우리 토종 허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배초향은 요즘 서울 시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주택가를 지나다보면 조그만 화단이나 화분에 꽃과 잎이 풍성한 배초향을 키우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배초향 무리.

 

배초향과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꽃향유와 향유가 있습니다. 둘 다 키가 60㎝ 정도까지 자라는데, 10월쯤 인왕산·우면산 등 서울에 있는 산에서도 보라색 꽃이 핀 꽃향유 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향기를 갖고 있는데, 바람이라도 훅 불어오면 어지러울 정도로 향기가 진합니다.

 

꽃향유. 꽃들이 치솔처럼 한쪽으로 치우쳐 핀다. 

 

배초향은 꽃대에 빙 둘러 꽃이 피지만, 꽃향유는 꽃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피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꽃향유 꽃차례는 칫솔같이 생겼습니다. 향유도 꽃이 한쪽으로만 피지만, 꽃향유보다 꽃 색깔이 좀 옅고 꽃이 성글게 피는 점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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