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한여름에 쌓인 눈? 사위질빵 꽃이군요 ^^

우면산 2020. 8.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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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기슭이나 길가에서 마치 흰 눈이 쌓인 것 같은 분위기(아래 두번째 사진처럼)를 연출하는 꽃이 있습니다. 사위질빵입니다. 나무 등 주변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자라는 덩굴식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위질빵. 요즘 전국 산기슭, 길가 등에서 한창이다.

 

어제 며느리밑씻개 이야기, 그러니까 시어머니의 며느리에 대한 미움 이야기를 했는데, 사위질빵에는 장모의 사위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 사위질빵 줄기는 연약해서 조금만 힘을 주어도 끊어집니다. 실제로 손으로 조금만 세게 잡아당겨도 줄기가 끊어지더군요.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장모는 가을걷이를 돕기 위해 오랜만에 처가에 온 사위가 일하는 것이 안타까웠답니다. 그렇다고 남들 눈치 때문에 사위만 쉬라고 할 수도 없어서 사위는 사위질빵 줄기로 질빵(짐을 지는 줄)을 만들어 쓰도록 했습니다. 사위는 가벼운 짐만 지고 쉬엄쉬엄 하라는 장모의 배려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

 

사위질빵은 한여름에 마치 흰 눈이 쌓인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꽃이다.

 

사위질빵을 소개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식물이 있습니다. 바로 할미밀망입니다. 사위질빵과 비슷하게, 줄기가 할머니가 메는 멜빵으로 쓰기에 적당한 식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 생김새도 사위질빵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꽃이 3개씩 모여 피어 좀 성글게 핀 것처럼 보이는 점, 꽃 크기가 더 큰 점 등이 다릅니다. 사위질빵 꽃 크기는 지름 2cm 안팎인데,할미밀망은 3.0~3.5cm 정도입니다. 할미밀망은 강원도부터 지리산까지 주로 백두대간에 분포하는 한국 특산식물입니다. 개화 시기는 할미밀망이 사위질빵보다 한두 달 정도 빠른 5~6월입니다. 비슷한 식물이니 기왕이면 뒤를 맞추어 이름 지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나는 질빵, 다른 하나는 밀망입니다.

 

할미밀망. 꽃이 3개씩 모여 핀다. 몇년전 5월 강원도 삼척에서 담은 것이다.

 

사위질빵과 할미밀망의 속명은 ‘Clematis’로 으아리, 원예종 클레마티스와 같습니다. 각각 은은한 수박향, 구수한 꿀향기가 난다고 하니 혹시 보면 향기도 한번 음미해보기 바랍니다. ^^ 할미밀망은 강원도 등에 가야 볼 수 있고 이미 꽃이 졌지만 사위질빵은 요즘이 한창이고 전국 어디서든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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