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리를 든 사람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갈고리꾼’이 떠올라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나오지 않습니다. ㅠㅠ 그래서 떠올린 사람이 후크선장입니다. ^^ 오늘은 숲 속에서 후크선장처럼 갈고리를 끼고 있는 두 식물, 파리풀과 짚신나물 이야기입니다.
파리풀과 짚신나물은 어느 산에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한여름에 피니 요즘 한창입니다. 하도 흔해서 야생화 고수들은 대개 그냥 지나치는 꽃이기도 합니다. ^^ 둘의 공통점이 더 있는데 열매에 갈고리를 달고 있다가 지나가는 물체가 있으면 달라붙어 멀리 퍼지는 전략을 쓴다는 점입니다.
먼저 파리풀은 7∼9월에 연한 자주색 꽃이 핍니다. 꽃이 작아서 주목하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꽃입니다. 자세히 보면 화관은 입술을 벌린 모양인데, 윗입술은 얕게 2개로, 아랫입술이 3개로 갈라진 모양입니다. 꽃이 진 후 달리는 열매는 끝부분에 갈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파리풀 열매 갈고리 모습이 궁금한 분은 앞 링크를 누르세요.
파리풀이라는 이름은 뿌리의 즙을 종이에 먹여서 파리를 죽이는데 썼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짚신나물은 파리풀과 비슷한 시기에 노란색의 귀여운 꽃이 피는 식물입니다. 가늘고 긴 꽃대에 작은 노란 꽃들이 벼이삭처럼 줄줄이 달립니다. 파리풀처럼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짚신나물 열매도 갈고리 모양의 털이 있어서 다른 동물이나 식물에 붙어서 널리 퍼져 나갑니다.
짚신나물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데, 가장자리가 톱니가 있고 주름진 잎맥이 짚신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짚신나물에 비해 꽃이 듬성듬성 달리는 산짚신나물도 있습니다.
파리풀은 파리풀과, 짚신나물은 장미과입니다. 둘 다 열매에 갈고리가 있긴 하지만 근연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조만간 진정한 갈고리꾼인 도둑놈의갈고리에 대해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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