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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13

북한산 가을 열매들, 댕댕이덩굴·작살나무·노박덩굴·팥배나무

지난 주말 북한산에 가보았습니다. 솔직히 예쁜 단풍을 기대하고 갔는데 단풍은 거의 다 졌더군요. 대신 멋진 열매가 있었습니다. ^^ 먼저 댕댕이덩굴 열매입니다. 요즘 서울 근교 산에 가면 작은 포도송이처럼 생긴 검은 열매를 달고 있는 덩굴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댕댕이덩굴입니다. 댕댕이덩굴은 눈에 잘 띠지 않다가 요즘처럼 구슬같은 열매가 달려야 존재감이 드러납니다. 열매는 검은색에 청색을 약간 섞어 놓은 듯한 색인데 처음 열매가 익었을 때는 분백색 가루가 표면에 나타나 더욱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 댕댕이덩굴 줄기는 질기면서도 굵지 않고 자유자재로 구부러져 바구니 같은 집안 가구를 만드는데 안성맞춤이라고 합니다. 댕댕이덩굴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줄기가 질겨서, 속이 옹골차고 팽팽하..

나무이야기 2022.11.08

돌돌 말린 쪽동백나무 잎, 누구 짓일까? ^^

얼마 전 북한산에 오르다 신기하게 처리해놓은 나뭇잎들을 보았습니다. 쪽동백나무 잎이 원통 모양으로 돌돌 말려 있는 겁니다. 누가 이런 짓을 해놓았을까요? ^^ 다른 나무는 아니고 쪽동백나무에만 이런 짓을 해놓은 것도 신기했습니다. 쪽동백나무 잎이 돌돌 말린 모습은 나뭇잎이 파마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김밥이 돌돌 말린 것 같기도 합니다. ^^ 한두개가 아니고 상당히 많은 잎이, 한두 나무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쪽동백나무에서 이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해도 저렇게 정교하게 말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일정한 모양으로 해놓았습니다. ^^ 이 돌돌 말린 나뭇잎을 펼쳐보면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나뭇잎을 갈아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나방 애벌레가 사는 것인데, 장미색들명나방 애벌레라..

나무이야기 2022.10.22

보라색 칫솔, 꽃향유·향유는 뭐가 다를까?

지난 주말 북한산성 입구에서 북한산에 오르다 보니 가장 눈길을 끄는 꽃은 꽃향유였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꽃향유가 특유의 자태와 진보라색을 뽐내며 피어 있었습니다. ^^ 꽃향유는 서울과 근교 산에 정말 많이 피는 꽃입니다. 야생화 공부를 시작할 때, 서대문구 안산에서 처음 칫솔 모양으로 생긴 꽃향유를 보고 이름이 정말 궁금했습니다. 야생화 책을 한참 뒤져보았더니 이름이 꽃향유였습니다. ^^ 꽃향유는 특이하게도 꽃이 한쪽으로만 핍니다. 자잘한 꽃이 모여 피는 것이나 좋은 향기가 있는 것은 배초향과 비슷하지만 둘은 꽃이 피는 형태가 다릅니다. 배초향은 꽃이 꽃대에 빙 둘러 피지만, 꽃향유는 꽃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마치 칫솔 또는 브러쉬 모양으로 피는 것입니다. ^^ 꽃향유 향기를 느껴보세요 ^^ 이 꽃은 왜..

꽃이야기 2022.10.20

전래동화, 헤이즐넛 그리고 개암나무 열매

지난주 북한산 우이령길에서 한창 여물고 있는 개암나무 열매(아래 사진)를 보았습니다. 개암나무 열매는 전래동화에도 나오고 헤이즐넛 커피 향 원료로 쓰이는 등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많은 열매입니다. ^^ 개암나무는 양지바른 숲가장자리에서 자라는 나무로, 키는 2m 이내인 관목입니다. 이 개암나무 열매를 ‘개암’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개암나무 열매는 열매를 감싸는 포가 짧아서 열매가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래동화 가운데 ‘개암 깨무는 소리에 도깨비가 도망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나무꾼이 날이 저물어 빈 집에 들어갔는데, 하필 도깨비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도깨비들이 돌아오자 나무꾼은 천장으로 몸을 피해 숨어 있는데 배가 너무 고팠답니다. 그래서 산에서 주머니에 넣어 둔 개암을 꺼내..

나무이야기 2021.08.04

북한산 우이령길은 '물오리나무길'

북한산 우이령길엔 물오리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 우이령길 양쪽에 크기도 다양한 물오리나무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우이령길 생태 특징을 잡아 이름이나 별칭을 따로 짓는다면 ‘물오리나무길’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우이령(소귀고개)길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잇는 길입니다. 북한산과 도봉산 경계를 가로지르는 길이기도 합니다. 3시간 정도 걸리는데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걸을만한 길이었고, 특히 가족들이 걷기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 이 길은 1968년 1월 무장공비 청와대 침투사건으로 민간인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가 2009년 7월부터 40여 년 만에 다시 개방하기 시작한 길입니다. 우이동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교현리 쪽에서 출발할 수도 ..

나무이야기 2021.08.01

나리의 선두주자, 주황색 털중나리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털중나리 개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 털중나리는 야생 나리 중 가장 먼저 피어서 여름 시작을 알리는 꽃입니다. 6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장담은 못해도 빠르면 이번 주말엔 수도권 산에서도 털중나리가 핀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털중나리는 꽃색이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이고, 꽃잎 6장이 뒤로 확 말리고 꽃잎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나리 중에서 가장 먼저 피기 때문에 6월 초·중순 산에서 보는 나리 종류는 그냥 털중나리라고 짐작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 털중나리는 전국 산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제가 본 주변 산만 기억해보아도 우면산,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 천마산, 백운산 등등으로 조금 규모가 있는 산에는 거의 다..

꽃이야기 2021.06.04

북한산성계곡에서 만난 백합나무꽃, 머루와 다래

지난 주말 북한산 북한산성계곡에 다녀왔습니다.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북한산성계곡을 따라갔다가 대서문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습니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코스가 길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초여름 꽃들을 적지 않게 보는 소득이 있었습니다. ^^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백합나무 꽃입니다. ^^ 북미 원산으로 1925년쯤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꽃과 잎과 열매는 물론 수형까지 아름다워 전국에 널리 심은 나무입니다. 마침 북한산성계곡에서 백합나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5~6월 오렌지색 바탕에 녹황색의 꽃이 피는데, 크기는 5~6cm 정도입니다. 꽃 모양이 튤립 같다고 튤립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잎 모양도 뭐라 설명하기 힘든, 잎 끝이 자른 듯하거나 V자 모양으로 파인 아..

나무이야기 2021.05.25

계방산에서 귀룽·개벚지·산개벚지 나무를 만나다

지난 주말 계방산에 가서 놀란 것은 귀룽나무가 엄청 많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 부근까지, 그리고 다시 하산로까지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하산로 계곡에서는 귀룽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개벚지나무, 산개벚지나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셋 다 벚나무 무리와 같은 속(Prunus)입니다. 먼저 귀룽나무는 5월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나무 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이기 때문에 확 눈길을 끕니다. 서울 안산이나 북한산·청계산 등 계곡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귀룽나무가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 부근까지 볼 수 있는 것은 물가, 계곡을 따라 자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꽃차례는 밑으로 처지면서 원뿔 모양입니다. 열매는 여름에 둥글고 검게 익는데 벚나무에 달리는 버..

나무이야기 2021.05.20

바위마다 핀 저 하얀 꽃은? 매화말발도리 ^^

얼마 전 북한산에 갔더니 매화말발도리가 막 피고 있었습니다. 거의 바위마다 매화말발도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쯤 만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매화말발도리는 다 자라 봐야 1m정도인 작은 나무입니다. 아무래도 바위틈에 영양분이 부족하니 크게 자라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순백의 꽃잎이 귀한 인상을 주는 데다 노란 수술이 조화를 이루어 참 아름다운 꽃입니다. 그러니까 ‘매화’라는 말이 이름에 들어갔겠지요. ^^ 요즘은 예쁘다는 소문이 나면서 정원수로도 심고 꽃꽂이 소재로도 조금씩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특이한 이름은 꽃은 매화를 닮았고 열매가 말발굽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매화말발도리를 생각할 때마다 남한산성 벌봉 일대도 떠오릅니다. 2년 전 딱 이맘때 벌봉에 갔을 때 셀 ..

꽃이야기 2021.04.21

노랑제비꽃·처녀치마·귀룽나무, 북한산에서 만난 봄꽃들

지난 주말 봄꽃들을 보러 북한산에 갔습니다. 구기분소에서 출발해 구기계곡 삼거리, 승가사,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문수봉, 대남문을 거쳐 구기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너무 많은 꽃들이 피어 있어서 좀 추려서 소개하겠습니다. ^^ 먼저 구기분소 입구에는 곳곳에 복사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제철의 복사꽃은 너무 예쁘고 요염하기까지 합니다. ^^ 북한산 등산코스 곳곳에도 산복사꽃이 피어 있었습니다(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과수원에서 피는 꽃이 복사나무의 복사꽃, 산과 계곡 등 야생에서 피는 복사꽃은 산복사나무의 산복사꽃입니다). 이어 산괴불주머니 무리들이 곳곳에서 인사를 합니다. 수도권 산 입구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산괴불주머니라는 ..

꽃이야기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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