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우이령길엔 물오리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 우이령길 양쪽에 크기도 다양한 물오리나무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우이령길 생태 특징을 잡아 이름이나 별칭을 따로 짓는다면 ‘물오리나무길’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우이령(소귀고개)길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잇는 길입니다. 북한산과 도봉산 경계를 가로지르는 길이기도 합니다. 3시간 정도 걸리는데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걸을만한 길이었고, 특히 가족들이 걷기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
이 길은 1968년 1월 무장공비 청와대 침투사건으로 민간인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가 2009년 7월부터 40여 년 만에 다시 개방하기 시작한 길입니다. 우이동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교현리 쪽에서 출발할 수도 있는데,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약은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교현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출발하자마자 물오리나무가 참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오리나무 잎과 열매를 담으면서 가는데, 갈수록 더 좋은 모델들이 나타나 계속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물오리나무는 우리나라 산에서 소나무나 참나무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물오리나무는 작은 솔방울 같이 생긴 열매를 달고 있고 잎은 거의 동그란 원형에 가까워 금방 식별할 수 있습니다.
물오리나무가 자주 보이는 것은 산림 조성용으로 많이 심은 데다,이 나무가 적응력이 뛰어나 토양 습도가 조금 부족한 곳이나 일조량이 충분하지 않은 곳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척박한 곳에 잘 자라 공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땅을 비옥하게 하는 고마운 나무이기도 합니다.
마침 우이령길 중간쯤에 1960년대 대대적인 사방사업에서 리기다소나무, 아까시나무와 함께 물오리나무를 많이 심었고 현재는 그 나무들이 자연림과 뒤섞인 상태라고 알리는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
옛날엔 오리나무도 주변 산에서 많았다고 합니다. 오리나무는 물오리나무와 달리 잎이 보통 나무 잎처럼 끝이 뾰족한 긴 타원형입니다.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잔 톱니가 있고 측맥이 7~11쌍 있습니다. 목재가 적당히 단단하고 다루기 쉬워 나막신 등 조각재로 널리 쓰였답니다. 하회탈도 오리나무로 만든 것입니다.
원래는 산 아래 낮은 쪽에 많았다는데, 이곳이 농사 짓거나 사는 데도 좋은 땅이라 서식지를 잃어가 이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나무가 됐다고 합니다. 요즘엔 오리나무는 보기 쉽지 않고 물오리나무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오리나무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이름 유래가 ‘5리(五里, 2km 거리)마다 심은 나무’라는 데에서 비롯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五里木’이라는 한자 표기는 1921년 일제강점기에 처음 생겨났고 5리마다 심었다는 근거와 이유도 없어 낭설이라고 합니다. ^^
사방오리는 남부지방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일본 원산으로, 1940년쯤 들여와 남부지방에 사방 조림용으로 심었다고 합니다. 잎이 오리나무 비슷한데 측맥이 13~17쌍으로 많습니다. 오리나무 종류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 모두 작은 솔방울 열매를 달고 있어서 다른 나무와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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