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추억의 히말라야시다, 광화문에서 보다

우면산 2021. 8. 1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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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한항공 서소문빌딩을 지나다 보면 아래 사진처럼 건물 옆에 큰 히말라야시다가 세 그루 정도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나무들보다 크고 외양도 특이해 눈에 띄는 나무들입니다. 어릴적 초등학교, 중학교 교정에서 빠짐없이 자라던 추억의 나무이기도 합니다. ^^

 

대한항공 서소문빌딩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

 

히말라야시다는 히말라야 지역에서 자라는 시다(Cedar)라는 뜻입니다. 시다는 우리말로 잎갈나무인데, 가을에 잎 갈이를 하는 나무, 그러니까 낙엽이 지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히말라야시다는 정식 이름,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추천명이 개잎갈나무입니다. 잎갈나무에, 나무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좀 다른 나무라는 뜻으로 접두사를 붙인 것입니다. 잎갈나무는 가을에 낙엽이 지지만, 개잎갈나무는 상록수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대한항공 서소문빌딩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

 

개잎갈나무는 우리나라에 1930년대 처음으로 들여와 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생장 속도가 빠르고 수형이 아름다워서 학교나 공원에 많이 심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교정에는 어린 눈으로 보기에 엄청 큰 히말라야시다가 몇 그루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그 아래에서 나무토막 의자에 앉아 수업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 이 나무는 공해에도 강해 도시 가로수로 심었다고 합니다. 대구 동대구로 히말라야시다 가로수길이 유명한데, 주로 1970년대 심은 나무들이라고 합니다.

 

개잎갈나무를 말하면서 일본잎갈나무를 빠뜨릴 수는 없겠지요? 일본잎갈나무는 흔히 낙엽송이라고 부르는 나무입니다. 낙엽송은 낙엽 지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아래 사진처럼 가을에 나무 전체가 노랗게 물들었다가 잎들이 바람에 떨어져서 낙엽송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대부분 침엽수는 겨울에도 잎이 푸른 상록수지만, 낙엽송은 메타세쿼이아·낙우송과 함께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나무입니다.

 

낙엽송(일본잎갈나무)길.

 

우리나라 산에 가면 낙엽송을 많이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는 이름 때문에 정식 이름이 일본잎갈나무여서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편백나무나 화백나무, 삼나무 같은 다른 일본 원산 나무들은 별다른 시비가 없는데, 왜 유독 이 나무만 일본 나무라며 베어내자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잎갈나무, 히말라야시다라 부르는 개잎갈나무, 낙엽송이라 부르는 일본잎갈나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막 단풍이 드는 낙엽송(일본잎갈나무) 잎.

 

 

◇히말라야시다에 대해 더 읽을거리

 

-황금빛으로 물드는 낙엽송, 정식 이름에 '일본' 없었다면...  

 

-메타세쿼이아와 낙우송, 나란히 심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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