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길바닥에 웬 하얀 꼴뚜기? 회화나무 꽃이랍니다 ^^

우면산 2021. 7. 2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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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을 걷다 보면 녹색의 기운이 도는 유백색 꽃이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곳엔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이 꽃에서 오는지 연하지만 좋은 향기도 나는 것 같습니다. ^^

 

회화나무 꽃. 꼴뚜기 또는 오징어 모양이다. ^^

 

꽃 하나하나를 살펴 보면 꼭 마른반찬 만드는 꼴뚜기 같습니다. 작은 오징어 같기도 합니다. ^^ 길바닥에서 이런 꼴뚜기를 보고 위를 올려다보면 어김없이 회화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에 회화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

 

회화나무 꽃. 요즘 한창이다.

 

회화나무는 서울 등 도심 공원이나 길가에 제법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회화나무는 특이하게도 한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해 여름이 다 가도록 지지 않습니다. 요즘이 제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꽃을 자세히 보면 콩꽃처럼 생겼습니다. 실제로 회화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입니다. 

 

회화나무 꽃과 떨어진 꽃.

 

회화나무는 잎이나 전체적인 모양이 아까시나무같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가시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까시나무 비슷하게 생겼는데 가시가 없으면 회화나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회화나무.

 

회화나무는 원래 조선시대 서원을 열면 임금이 하사한 나무로, 학자나무라고도 불렀습니다. 그래서 서원이나 고궁 등에 회화나무 노거수들이 많습니다. 덕수궁이나 창덕궁 등 고궁에서도 몇백 년 자란 거대한 회화나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대로를 건설할 때 강변에 회화나무를 심어 보았더니 모래땅인 데도 잘 자랐답니다. 그 후 이 나무를 가로수로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에서 갤러리아백화점까지, 서초구 반포대로와 사평대로, 마포구 서강로(서강대교~신촌) 등에도 이 나무를 심었습니다.

 

창덕궁 회화나무 고목.

 

서울시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양 길가에 회화나무를 가로수로 택한 것은 근처에 한명회가 지은 정자 압구정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 그렇지만 압구정동은 최신 유행하는 거리여서 압구정동 회화나무를 보고 나이 지긋한 선비가 신세대 취향의 커피숍에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글도 보았습니다. ^^

 

회화나무는 이팝나무, 메타세쿼이아와 함께 근래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는 신세대 가로수입니다. ^^ 서울 가로수는 원래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그리고 느티나무와 벚나무 위주였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는 이팝나무, 회화나무, 메타세쿼이아가 새로운 가로수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서울 가로수는 은행나무(35.8%)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21.1%), 느티나무(11.7%), 왕벚나무(9.2%)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팝나무, 회화나무, 메타세쿼이아가 2~5%씩을 차지(2018년 현재)하며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7대 가로수'를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

 

 

◇회화나무 관련해 더 읽을거리

 

-이팝·회화·메타, 사림파 가로수의 한양 진출 ^^  

 

-7대 가로수 보면 동네 형성 시기 짐작할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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