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이름 그대로, 100일동안 붉은 팝콘 터뜨리는 배롱나무

우면산 2021. 7. 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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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배롱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어제 광화문 성공회성당에서 담은, 올해 신상 배롱나무 꽃입니다. ^^

 

9일 막 피어난 배롱나무 꽃.

 

배롱나무는 원래 이름이 100 일간 붉은 꽃이 핀다는 뜻의  '백일홍(百日紅)나무'입니다. 그러다 발음을 빨리하면서 배롱나무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지만 배롱나무는 적어도 다른 꽃보다 10배는 오래가는 셈입니다. ^^ 꽃 하나하나가 100일 동안 피어 있지는 않습니다. 작은 꽃들이 연속해 피어나기 때문에 계속 핀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

 

멕시코 원산의백일홍이라는 초본 식물이 따로 있기 때문에 배롱나무를 그냥 백일홍이라 부르면 맞지 않습니다. 배롱나무를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르고, 중국 이름이 '자미수(紫薇樹)'라는 것도 기억할만합니다.

 

배롱나무 꽃. 배롱나무는 기와집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배롱나무 꽃을 자세히 보면 꽃잎과 수술이 팝콘이 터진 것처럼 튀어나와 있습니다. 6개의 꽃잎이 있고 30∼45개의 노란 수술이 있는데 그중 가장자리 6개는 더 길고 안으로 굽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잎에는 주름이 많습니다. 붉은색이 많지만 흰색, 옅은 보라색 배롱나무꽃도 볼 수 있습니다.

 

연보라색 배롱나무 꽃.

 

그럼 배롱나무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100일 동안 필까요? 7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입니다. 배롱나무는 정말 거의 정확하게 이 개화 기간을 지키더군요. ^^ 정확히 7월 초에 꽃이 피기 시작하고 늦둥이는 10월 중순까지 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100일쯤 되죠? 진짜 100일 가까이 우리 곁에서 진분홍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입니다.

 

원래 배롱나무는 주로 충청 이남에서 심는 나무였습니다. 그런데 온난화 영향으로 서울에서도 월동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최근 조성한 화단 등에서 배롱나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용산구 원효로와 구로구 등에는 가로수로 심은 배롱나무까지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에서는 월동을 위해 볏짚 등으로 나무줄기를 감싸 주고 있습니다.

 

월동을 위해 볏짚으로 나무줄기를 감싸준 배롱나무.

 

배롱나무를 말할 때 빼뜨릴 수 없는 것이 나무껍질이 유별나게 생겼다는 점입니다. 얇은 조각이 떨어지면서 반질반질한 피부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나무 표피를 긁으면 간지럼 타듯 나무가 흔들린다고간지럼 나무라고도 부릅니다. ^^

 

배롱나무는 정말 간지럼을 타는 것일까요? 실제로는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배롱나무가 흔들리는데, 사람이 간지럼을 태우기 위해 나무에 다가갈 때 이는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나무 표면이 아주 매끈해 원숭이도 미끄러진다고 일본에서는원숭이 미끄럼나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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