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나무수국, 한여름 대세꽃에서 광화문 개선장군으로

우면산 2021. 7. 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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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화문엔 작은 나무에 핀 하얀 꽃들이 한창입니다. 전에 없던 풍경입니다. 광화문광장을 넓히는 공사를 하면서 광화문 곳곳 도로를 좁히고 새 보도와 화단을 만들었는데, 이 화단에 심은 나무에 하얀 꽃이 핀 겁니다. 바로 나무수국 꽃으로, 요즘 마치 광화문에 들어온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피어 있습니다. ^^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나무수국.

 

나무수국은 수국, 산수국과 함께 수국과 수국속(Hydrangea)입니다. 산수국은 주로 숲 속 혹은 물가에서 사는데, 꽃 가장자리에는 무성화, 안쪽에는 유성화가 피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무성화는 장식화라고도 하는데, 벌·나비를 불러모으는 호객꾼 역할을 맡습니다. 야생의 산수국에서 유성화는 없애고 무성화만을 남겨 크고 풍성하게 만든 것이 바로 수국입니다. ^^

 

광화문에 많은 나무수국.

 

수국 종류는 위 사진에서 보듯 꽃이 만개하기 전에는 연두색을 띱니다. 나무수국은 꽃송이가 둥근 공 형태인 수국과 달리 둥근 원뿔형인 것이 다릅니다. 물론 꽃색이 흰색인 점도 다릅니다. 나무수국은 꽃이 봉오리일 때는 하늘을 향하지만 꽃이 피면 너무 무거워서 그런지 아래로 살짝 늘어지기 때문에 구분하기 쉽습니다.

 

수국(왼쪽)과 산수국 비교 사진.

 

수국은 장미철이 피는데 나무수국은 장마가 진 다음에, 그러니까 7~8월 한여름 무더위에 꽃을 피웁니다. 수국도 나무이기 때문에 나무수국이라는 이름은 좀 어폐가 있습니다. 그래서 수국에 비해 나무 성질이 강한 나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자세히 보면 나무수국도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한 나무에는 무성화와 유성화 두 가지 종류의 꽃이 같이 피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무성화 꽃송이 사이에 자잘한 유성화 꽃들이 아기자기하게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성화만 핀 나무들도 있습니다.

 

나무수국 꽃. 무성화 사이에 유성화가 있다. 무성화만 있는 것도 있다.

 

무성화와 유성화가 같이 핀 것이 나무수국이고, 무성화만 남긴 것은 큰나무수국 또는 <나무수국 '그란디플로라(Grandiflora)'>입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엔 큰나무수국은 없고, <나무수국 '그란디플로라'>만 있습니다. 큰나무수국을 나무수국의 한 품종으로 보는 것입니다.

 

나무수국이 정원수로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꽃이 져도 바로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가지에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로 드라이플라워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 겨울이면 아래 사진처럼 여름의 꽃 모양 그대로 말라있는 나무수국을 볼 수 있습니다. ^^

 

마른 나무수국 꽃.

 

나무수국은 광화문만 아니라 경의선숲길 등 최근 조성한 화단엔 거의 어김없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얀 원추 모양 꽃을 달고 있는 나무가 있으면 그냥 나무수국인지, 큰나무수국인지 한번 살펴보기 바랍니다. ^^  나무수국은 탐스러운 모양에다 좋은 향기도 갖고 있습니다. 꼭 한번 맡아보세요. ^^

 

 

◇광화문 나무수국 관련해 더 읽을거리

 

-광화문 진출한 나무수국·리아트리스·꿩의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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