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과 산수국의 계절이 왔습니다. 백당나무와 불두화는 약간 철이 지났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수국은 전 세계 화단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꽃 중 하나입니다. 꽃색은 토양의 산성농도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합니다. 중성이면 하얀색, 산성이면 청보라색, 알칼리성이면 연분홍색으로 변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토양에 참가제를 넣어 꽃 색깔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을 좋아하고 피는 시기도 6~7월 장마철입니다.
숲속 혹은 물가에서 피어나는 산수국은 가장자리에 무성화, 안쪽에 유성화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야생의 산수국에서 유성화는 없애고 무성화만을 남겨 크고 화려하게 개량한 것이 바로 수국입니다. 수국과 같이 토양의 산성농도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꽃색이 변합니다.
역시 유성화가 없는 불두화는 백당나무를 개량한 것입니다. 백당나무는 전체 꽃덩이 가장자리에 곤충을 부르는 역할을 하는 무성화가 있고, 안쪽에 실제 꽃가루받이를 해서 열매를 맺는 유성화가 있습니다. 백당나무에서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무성화만 남겨놓은 것이 바로 불두화입니다. 불두화는 꽃모양이 부처님 머리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불두화(佛頭花)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불두화는 무성화여서 벌이나 나비를 불러 수정하고 열매를 맺는 것을 초월한 꽃이라는 점에서 사찰과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인지 공원은 물론 절에서 불두화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대개 산사의 앞마당에, 그러니까 불상 정면에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더구나 꽃 피는 시기가 초파일 즈음이니 불교와 인연이 많은 꽃임이 분명합니다. 불두화의 영어 이름은 눈싸움할 때 쓰는 눈뭉치처럼 생겼다고 해서 ‘snowball tree’입니다.
정리하면 수국과 불두화는 무성화만 있고, 산수국과 백당나무는 무성화가 유성화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산수국에서 무성화만 남겨 놓은 것이 수국, 백당나무에서 무성화만 남겨놓은 것이 불두화입니다. 그래서 산수국과 백당나무는 열매가 있지만, 수국과 불두화는 열매가 없습니다.
수국과 불두화는 열매가 없다면 어떻게 번식하느냐구요? 스스로 번식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꺾꽂이, 접붙이기, 휘묻이 등을 통해 개체 수를 늘려주는 것입니다. 그래도 예쁘기 때문에, 미모(?) 때문에 다른 식물보다 훨씬 번성하고 있습니다. 두 식물의 전략이 성공한 것이지요.
요즘 공원에 가보면 꽃은 백당나무 비슷한데 잎이 다른 나무가 있습니다. 라나스덜꿩나무인데, 정식 이름은 <털설구화 ‘라나스’>입니다. 백당나무 잎은 단풍잎 모양으로 세 갈래로 갈라졌는데 라나스덜꿩나무 잎은 그냥 둥근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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