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를 읽어보면서 요즘 주변에 흔한 붓꽃, 꽃창포, 노랑꽃창포, 창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박완서 작가의 수필집 『노란집』에는 ‘봄의 끄트머리, 여름의 시작’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작가가 노년을 보낸 구리 아치울마을 노란집 마당과 주변에 핀 꽃들 이야기인데, 심지 않았는데 저절로 자라 핀 꽃 중엔 붓꽃과 창포도 있었다고 썼습니다. 그 대목을 한번 보겠습니다.
<모란이 봄의 끄트머리라면 붓꽃은 여름의 시작이다. 창포하고 붓꽃은 내가 심은 바 없는데 언제부터인지 마당 예서제서 나기 시작했다.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리는 가벼운 씨앗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저절로 난 게 신기했다. 그것들은 어디서부터 왔을까.(중략) 둘은 거의 같은 시기에 피기 때문에 노란색과 보라색이 어울려 만개했을 때는 그 연못이 이 세상 연못 같지 않아진다.>
글에는 붓꽃과 창포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보라색과 노란색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붓꽃과 노랑꽃창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꽃입니다. 창포도 물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꽃자루 중간에 손가락 모양의 길쭉한 꽃차례가 달리는 식물이라 집에서 자라기는 힘들 것입니다. 단오날 여인들이 잎을 끓여 머리를 감는 식물이 바로 이 창포입니다. 창포는 천남성과로 붓꽃 등과는 과(科)까지 다릅니다. ^.^
붓꽃과 꽃창포는 꽃색깔도 같은 보라색이라 얼핏 보면 거의 같지만 꽃잎 안쪽이 다릅니다. 꽃창포는 꽃잎 안쪽에 노란색 무늬가, 붓꽃 안쪽에는 붓으로 그린 듯한 줄무늬가 있습니다. 붓꽃은 주로 화단 등 건조한 곳에서, 꽃창포는 물가에서 주로 자라지만 섞어 심기도 하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아래 사진 꽃창포는 서울 경의선 숲길 서강대 구간에서 담은 것입니다. 요즘 만개해 있습니다. ^.^
정리해 보면 보라색 꽃이면 붓꽃 아니면 꽃창포인데, 줄무늬가 있으면 붓꽃, 노란 무늬가 있으면 꽃창포입니다. 전체가 노란색 꽃이면 노랑꽃창포이고, 창포는 손가락 모양 꽃차례를 가진 꽃이라 이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아래 사진들을 보면서 붓꽃, 꽃창포, 노랑꽃창포, 창포 차이를 익혀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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