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물오리나무, 산에서 자주 보는 친숙한 나무

우면산 2020. 10. 10.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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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글날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북한산에 갔더니 물오리나무가 정말 자주 보였다. 구기동 코스 입구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니 계곡을 건널 때마다 보였고 비봉 근처 능선에서도 보였다. 하산길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하산길 끄트머리에서는 오리나무까지 보았다. 역시 오리나무 종류는 자주 보는 친숙한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물오리나무는 산에서 소나무나 참나무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다. 우선 잎이 거의 동그란 원형에 가까워 금방 식별이 가능하다. 넓은 달걀형인데, 가장자리가 5~8개로 비교적 얕게 갈라지고 그 갈라진 가장자리에 또 얕게 갈라지는 겹톱니를 갖고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친숙한 나뭇잎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오리나무. 잎이 둥근 편이다.

 

초봄(3월 말 ~ 4월 중순)에 물오리나무는 갈색이 도는 수꽃차례를 3~5개 늘어뜨리고 그 옆에 작은 암꽃들도 피운다. 바람의 힘을 빌어 꽃가루받이를 하는 풍매화다. 요즘 막 모양이 잡힌 열매(위 사진 가운데)는 손가락 한 마디 길이 정도이고 작은 솔방울 모양이다. 솔방울이 익어 씨앗이 날아가고 흑갈색 그대로 가지에 달려 겨울을 난다.

 


 

물오리나무가 자주 보이는 것은 산림 조성용으로 많이 심은데다, 이 나무가 적응력이 뛰어나 토양 습도가 조금 부족한 곳이나 일조량이 충분하지 않은 곳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이다. 척박한 곳에 잘 자라 공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땅을 비옥하게 하는 고마운 나무이기도 하다.

 

물오리나무 모습.

 

물오리나무와 비슷한 나무는 여러 개가 있지만 오리나무와 사방오리나무가 그나마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오리나무는 물오리나무와 달리 잎이 보통 잎처럼 끝이 뾰족한 긴 타원형(아래 사진)이다.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잔톱니가 있고 측맥이 7~11쌍이다. 원래는 산 아래 낮은 쪽에 많았다는데, 이 지역이 농경활동이나 주거지 등에 이용하기 좋은 땅과 겹치면서 서식지를 잃어가 이제는 만나기가 쉽지 않은 나무라고 한다.

 

 

오리나무. 이 나무를 5리마다 심었다는 얘기는 낭설이라고 한다.

 

 

오리나무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이름 유래가 ‘5리(五里, 2km 거리)마다 심은 나무’라는 데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五里木’이라는 한자 표기는 1921년 일제강점기에 처음 생겨났고 5리마다 심었다는 근거와 이유도 없어 낭설이라고 한다(한국식물생태보감1).

 


사방오리나무는 일본 원산으로, 1940년쯤 들여와 남부지방에 사방조림용으로 심는 나무다. 잎이 오리나무 비슷한데 측맥이 13~17쌍이다. 빨리 자라지만 내한성이 약하다. 아래 사진은 경북 구미에서 담은 것이다.

 

 

사방오리나무. 측맥이 13~17 쌍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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