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지리산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전국의 단풍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서울은 아직 본격적으로 단풍이 물들지 않았다. 단풍이 오기 전에 미리 단풍나무에 대해 공부하고 단풍을 맞이하면 어떨까. ^^ 이를위해 2회에 걸쳐 단풍나무 종류 구분법을 소개한다.
‘신고단 당섬’. 필자가 단풍나무를 기억할 때 쓰는 방법이다. ‘신고단 당첨’으로 외우고 ‘첨’ 대신 ‘섬’으로 바꾸면 기억하기 편하다. ^^
이건 무슨 순서일까. 단풍잎이 갈라진 갈래 숫자 순서다. 잎 모양이 손을 펼친 모양으로 갈라지는 것은 신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섬단풍나무 등 5개인데, 갈라지는 갈래가 저마다 다르다. 신나무는 3, 고로쇠는 5~7, 단풍나무는 5~7, 당단풍은 9~11, 섬단풍은 11~13 갈래다.
먼저 신나무는 3갈래로 갈라진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양쪽 두 갈래는 작고 가운데 갈래는 크다. 겹톱니가 있다. 나무 키가 작은 편이고 마을 근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신나무 이름 유래에 대해 ‘한국의 나무 바로 알기(이동혁)’는 “붉다는 뜻의 고어인 ‘싣’ 자를 붙여 ‘싣나무’라고 한 것이 변한 이름”이라고, ‘한국식물생태보감 1(김종원)’은 “맛이 신 나무란 의미로, 뿌리의 백색 껍질이 시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느 쪽이 맞을까? ^^
고로쇠나무는 5갈래로 갈라지는데 양끝에 작은 갈래가 생기는 경우도 있어서 7갈래인 잎도 있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에 비해 갈라지는 깊이가 얕다. 또 잎이 옆으로 넓다. 수액을 채취해 마시는 바로 그 나무다.
단풍나무는 5∼7갈래로 갈라진다. 얕게 갈라지는 고로쇠나무와 달리 아래 사진에서 보듯, 깊게 갈라지므로 구분할 수 있다. 당단풍나무와 비교 설명은 아래에서 한꺼번에...
당단풍나무는 9∼11갈래로 갈라진다. 서울 인근 등 중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풍이다. 당단풍나무와 단풍나무는 나무 크기도 비슷하고 잎이 갈라지는 모습도 비슷해 헷갈리지만, 잎이 몇 개로 갈라졌는지를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잎의 크기도 당단풍나무는 지름 9∼11㎝쯤, 단풍나무는 지름 5∼6㎝로 당단풍나무가 더 크다.
당단풍나무는 ‘당(唐)’자를 쓰지만 우리 산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서울 등 중부지방 산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는 당단풍나무다. 반면 남부지방의 산에는 주로 단풍나무가 많고 당단풍나무도 섞여 자란다. 그러니까 북한산, 설악산, 오대산에서 단풍 든 나무는 당단풍나무이고, 내장산, 지리산, 무등산에서 단풍 든 나무는 주로 단풍나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공원이나 화단은 심어놓을 수 있으니 예외다.
섬단풍나무는 잎이 11~13갈래로 갈라진다. 울릉도에만 사는 나무이므로 사실 몰라도 무방하다. 그러나 어쩌다 수목원 등에 심어놓은 경우도 있고 잎이 최대로 갈라지는 점 때문에 소개하는 것이다.
위 단풍잎 사진들은 대부분 최근에 담은 것이다. 위 잎들이 모양이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단풍이 들 것이다. ^^ 일부는 벌써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신고단 당섬'을 기억해 두었다가 무슨 단풍나무인지 맞추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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