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산에 갔더니 매화말발도리가 막 피고 있었습니다. 거의 바위마다 매화말발도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쯤 만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매화말발도리는 다 자라 봐야 1m정도인 작은 나무입니다. 아무래도 바위틈에 영양분이 부족하니 크게 자라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순백의 꽃잎이 귀한 인상을 주는 데다 노란 수술이 조화를 이루어 참 아름다운 꽃입니다. 그러니까 ‘매화’라는 말이 이름에 들어갔겠지요. ^^ 요즘은 예쁘다는 소문이 나면서 정원수로도 심고 꽃꽂이 소재로도 조금씩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특이한 이름은 꽃은 매화를 닮았고 열매가 말발굽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매화말발도리를 생각할 때마다 남한산성 벌봉 일대도 떠오릅니다. 2년 전 딱 이맘때 벌봉에 갔을 때 셀 수 없이 많은 매화말발도리가 바위에서마다 자라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
매화말발도리는 숲 속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특이한 녀석입니다. 이른바 ‘암생식물’입니다. 아마 생육 조건이 좋은 평지 경쟁에서 밀려 바위에서 사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더라도 새로운 소(小)생태계를 구축해 예쁜 꽃까지 피우는 것이 여간 대견하지 않은 나무입니다. ^^
매화말발도리는 사진에서 보듯 묵은 가지에서 꽃이 핍니다. 새 가지에서 꽃이 피는 바위말발도리가 있다는데, 워낙 희귀한 식물이라 알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바위말발도리만 아니라 말발도리, 물참대도 매화말발도리와 같은 속(말발도리속)입니다. 말발도리와 물참대는 비슷하게 생겨 이 둘을 함께 비교하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참대는 비교적 깊은 산 개울가를 따라 흔하게 보입니다. 반면 말발도리는 물가가 아닌 그늘진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환경이 좀 다른 거지요.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꽃의 아래쪽 색깔을 보는 것입니다. 물참대는 연두색을 띠고, 말발도리는 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수술 길이를 봐도 알 수 있는데, 물참대 수술이 말발도리 수술보다 깁니다. 그래서 물참대 꽃을 보면 왕관 모양이 떠오릅니다. 잎 모양도 좀 다른데, 물참대는 길쭉한 편이고, 말발도리는 달걀 모양입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매화말발도리와 물참대는 산에 가면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기억했다가 바위 위에 하얀 꽃이 핀 작은 나무가 있으면 매화말발도리, 개울가에 하얀 꽃에 긴 꽃술을 가진 꽃이 있으면 물참대 아닌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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