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이나 산은 물론, 아파트 공터, 길거리 등에서 노란색 꽃이 하늘거리기 시작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십중팔구 씀바귀일 것이다. 오늘은 씀바귀를 소개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슷한 종류 그리고 씀바귀와 비슷한 고들빼기에 대해 알아보겠다. ^^
씀바귀는 4~6월에 꽃 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쓴맛이 있으나 이른 봄에 뿌리와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 씀바귀는 첫맛은 쓴 맛이지만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난다. 줄기와 잎을 뜯으면 흰즙(유액)이 나오는 것이 씀바귀의 특징이다. 애기똥풀은 노란색, 피나물은 빨간색 유액이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
씀바귀는 내가 처음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한 꽃이라 내겐 특별한 꽃이다. 2003년 봄인 것 같다. 예닐곱살 먹은 큰딸은 아파트 공터에 핀 노란 꽃들을 가리키며 “아빠, 이게 무슨 꽃이야?”라고 물었다. 연두색 잎 사이에서 올라온 꽃대에 앙증맞은 노란 꽃들이 봄바람에 살랑거리고 있었다. 나는 당시 그것이 무슨 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나중에 알려주마”라고 얼버무리며 넘어갔다. 그러나 호기심이 많은 딸은 그 후에도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했다. 그만큼 길거리에 흔하고 눈에 잘 띄는 꽃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야생화 쉽게 찾기’(송기엽·윤주복)를 시작으로 꽃에 대한 책들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꽃은 씀바귀, 정확히는 노랑선씀바귀였다. ^^
그렇게 시작한 꽃 공부는 하면 할수록 재미가 붙었다. 씀바귀를 시작으로 야생화 등 식물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주변에서 흔히 보았는데 이름을 몰랐던 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 재미에 빠져 오늘 여기까지 온 것이다. ^^
씀바귀는 김치를 담가먹는 고들빼기와 비슷하다. 자라는 시기와 장소는 물론 생김새도 비슷하다. 그러나 고들빼기는 잎이 둥글게 줄기를 감싸고 있는 점이 씀바귀와 다르다. 또 고들빼기 꽃은 꽃술과 꽃잎 모두 노란색이지만, 씀바귀는 꽃잎은 노란색, 꽃술은 검은색인 점도 달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그냥 씀바귀, 그러니까 오리지널 씀바귀는 의외로 흔하지 않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보기 쉽지 않다. 그냥 씀바귀는 혀꽃이 5~7개에 불과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노랑선씀바귀는 혀꽃이 25개 안팎이라 언뜻 보기에도 그냥 씀바귀와 차이가 크다.
그냥 씀바귀 말고도 흰꽃(어쩌다 연한 자주색도 있다)이 피지만 줄기가 곧게 선 선씀바귀, 노란 꽃이 피고 잎에 톱니가 있거나 깃꼴로 깊게 갈라지는 노랑선씀바귀, 잎이 계란 모양인 좀씀바귀, 줄기가 사방으로 벋으며 번식하는 벋음씀바귀, 벌판에서 자라고 잎이 화살촉 모양으로 뾰족한 벌씀바귀 등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특징이 뚜렷해 다른 종류에 비해 구분이 어렵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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