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강화 석모도에 다녀왔습니다. 석모도는 서울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여서 주말에 가기에 알맞고 석모도식물원이 있어서 제가 자주 가는 곳입니다. ^^ 지난 주말 목표는 석모도수목원과 보문사였습니다.
강화도에 들어서자 주위 분위기가 완연히 달랐습니다. 서울에는 다 지고 없는 벚꽃이 아직 한창이었습니다. 복사꽃도 서울은 다 졌는데 이제 절정이었습니다. 석모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은 복사꽃이 2주 전에 만개했으니 강화도·석모도가 2주 정도 봄이 늦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봄이 2주 늦어 가장 좋은 것은 서울 등에서 놓친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흰진달래가 대표적입니다. 석모도수목원에는 강화 특산식물을 모아놓은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흰진달래를 보았습니다. 진달래와 똑같은데 꽃색이 흰 진달래입니다. 일종의 백색증(알비노)인 것이지만, 흰진달래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
석모도 산 능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분꽃나무입니다. 야생의 분꽃나무를 보기는 쉽지 않은데, 석모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마침 분꽃나무가 막 개화하는 시기여서 바람결에 진한 향기가 밀려옵니다. 분꽃나무 향기는 정말 고급스러운 향기입니다. 만나면 꼭 맡아보기 바랍니다. ^^ 역시 올해 서울에서 만나지 못한 꽃이어서 석모도를 찾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 일단 동영상으로 감상하세요.
분꽃나무는 가지 끝에 화사한 분홍빛 꽃을 매달고 있습니다.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일 때는 붉은빛이 강하지만 피면서 흰색으로 변합니다. 분꽃과는 무관하지만 분꽃을 소개할 때 분꽃나무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서울에서 제대로 보지 못한 각시붓꽃도 한창이었습니다. 각시붓꽃은 이른 봄 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키가 작은 붓꽃입니다. 식물 이름에서 ‘각시’가 들어가면 키가 작다는 의미입니다. 키 작은 붓꽃으로 솔붓꽃, 난쟁이붓꽃도 있지만 각시붓꽃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 (각시붓꽃은 꽃대를 감싸는 포가 꽃에서 떨어져 있고 나머지 둘은 가까이 있습니다.)
개별꽃도 지천으로 피어 있었습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해 싱싱합니다. 식물 이름에서 ‘개’자가 붙으면 ‘본래 것보다 못하다’는 뜻입니다. 복숭아와 개봉숭아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개’가 들어간 식물이 본래 식물보다 더 나은 것이 두 가지 있는데, 개별꽃과 개망초입니다. 개별꽃은 별꽃보다 크고 예쁘고, 개망초는 망초보다 더 예쁩니다. ^^
개별꽃은 검붉은 꽃밥이 아주 인상적이고 꽃도 커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종류들이 있는데, 꽃잎이 5개이고 꽃잎 끝이 오목한 것이 개별꽃이고, 꽃잎이 6~8개로 많은 것이 큰개별꽃, 꽃잎이 6개인데 끝이 오목한 것이 숲개별꽃입니다. 좀 어렵다고 느낀 분은 일단 개별꽃 하나만 기억하세요. ^^
◇석모도 꽃 관련해 더 읽을거리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거리는 저 노란꽃, 씀바귀는 검은 꽃술, 고들빼기는 노란 꽃술 (12) | 2021.04.22 |
---|---|
바위마다 핀 저 하얀 꽃은? 매화말발도리 ^^ (6) | 2021.04.21 |
동영상으로 토종 민들레와 서양민들레 차이 알기 (9) | 2021.04.18 |
발자크 소설 ‘골짜기의 백합’은 은방울꽃 오역? (14) | 2021.04.17 |
홀아비꽃대와 옥녀꽃대는 왜 같이 살지 않을까 ^^ (10) | 2021.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