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홀아비꽃대와 옥녀꽃대는 왜 같이 살지 않을까 ^^

우면산 2021. 4. 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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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지인이 가꾸는 숲을 갔다가 오랜만에 홀아비꽃대를 만났습니다. 하얀 꽃대가 하나씩 올라오는 개성만점인 꽃입니다. 굳이 이름 유래는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홀아비꽃대는 봄에 산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지역에서 자라고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자란다고 합니다. 독특하게 생기고 이름도 특이해 한번 보고 이름을 들으면 잊기 어려운 꽃입니다. 어떻게 보면 촛대에 하얀 초가 꽂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홀아비꽃대. 요즘 산에 가면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꽃차례에 돌려 달리는 삐죽삐쭉한 흰 기관은 꽃잎이 아니라 수술이라고 합니다. 꽃은 독특하게도 화피(꽃잎이나 꽃받침)가 없는 구조입니다. 하얀 수술은 밑부분이 3개씩 붙어있는 형태인데 가운데 수술대에는 꽃밥이 없고 양쪽 수술대 밑부분에 꽃밥이 있습니다. 그럼 암술은 어디 있을까요? 사진을 확대해 보면 3개씩 붙어 있는 하얀 수술 바로 위에 아주 작은 연두색 구조물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암술입니다. ^^

 


연한 녹색의 잎은 4장씩 달립니다. 엄밀히 말하면 잎이 2장씩 마주달리는 것이라는데, 달리는 마디 사이가 워낙 짧아 마치 4장이 꽃대를 받치고 있는 듯합니다.

 

홀아비꽃대.

 

홀아비꽃대.

 

홀아비꽃대를 얘기하면서 홀아비바람꽃을 빼뜨리면 곤란하겠죠? ‘홀아비란 단어가 들어간 식물이 하나 더 있는데 홀아비바람꽃입니다. 역시 꽃대가 하나여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습니다.

 

홀아비바람꽃.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가면 홀아비꽃대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흰 기관이 더 가늘고 긴 꽃이 있습니다. 이 꽃은 옥녀꽃대입니다. 홀아비꽃대 하얀 수술은 짧아서 직선형인데, 옥녀꽃대 하얀 수술은 가늘고 길어서 구불어져 있습니다. 산발한 것 같은 느낌도 줍니다. 거제도 옥녀봉에서 처음 발견해 옥녀꽃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남해안에 사는 식물들이 많은 안면도에서 담은 것입니다. ^^

 

옥녀꽃대.

 

홀아비꽃대는 홀로 자라지 않고 무더기로 모여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외로워서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것일까요? 옥녀꽃대도 자기들끼리 모여 자랍니다. 홀아비꽃대와 옥녀꽃대가 더불어 살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서로 좋아하는 환경 조건이 다르니, 그러니까 사람으로 치면 성격이 다르니 떨어져 사는 것 같습니다. ^^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둘이 나란히 자라는 사진도 있긴 합니다. ㅎㅎ

 

◇더 읽을거리

 

-변산바람꽃 등 ‘바람꽃 7자매’ 알아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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