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변산바람꽃 등 ‘바람꽃 7자매’ 알아볼까요? ^^

우면산 2021. 2. 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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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향일암에 변산바람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곳은 육지에서 가장 먼저 변산바람꽃이 피어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곳입니다. 새해 첫 꽃맞이 장소로 자주 가는 곳이죠. ^^ 변산바람꽃은 야생화다운 야생화 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니 사실상 새해 첫 꽃소식인 셈입니다.

 

이 소식을 계기로 바람꽃7 자매를 소개하겠습니다. ^^ 변산바람꽃을 시작으로 너도바람꽃,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바람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0여종의 바람꽃 종류가 있는데, 이중 자주 볼 수 있거나 유명한 7개를 골라 보았습니다. ^^

 


먼저 변산바람꽃은 복수초와 함께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2~3월에 핍니다. 이 꽃은 1993년에야 세상에 알려진 신종(新種)입니다. 그 전엔 이 꽃을 보고도 비슷하게 생긴 너도바람꽃 변종이겠거니 생각했다고 합니다. 여기에다 변산바람꽃이라는 낭만적 이름, 우리나라 특산종이라는 사실까지 아우러져 초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변산바람꽃.

 

더구나 비교적 단순한 다른 바람꽃과 달리 연두색 암술, 연한 보라색 수술, 초록색 깔때기 모양 기관 등까지, 꽃이 볼거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잎 다섯 장은 사실 꽃받침이고, 꽃술 주변을 둘러싼 깔때기 모양 기관 열 개 안팎은 퇴화한 꽃잎이라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수도권에서는 군포·안양에 있는 수리산에서 변산바람꽃 군락지를 볼 수 있습니다.

 


너도바람꽃은 산지의 반그늘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이른 봄 5~10㎝ 높이의 꽃대가 나와 그 끝에 흰색 꽃이 한 송이씩 달립니다. 꽃 크기는 2㎝ 정도. 꽃대가 연약해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흔들립니다. 역시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고, 꽃잎은 작은 막대기 모양의 노란색 꿀샘으로 바뀌어 있답니다. 2월 중순쯤부터 4월 초까지, 천마산 등 서울 주변 산에서도 너도바람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너도바람꽃.

 

만주바람꽃은 3~4월 산지의 계곡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지름 1.5㎝ 정도의 꽃이 2~3개씩 달립니다. 만주바람꽃 잎은 살짝 붉은색을 띠고 있어서 익숙해지면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만주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자란다는데, 남양주 천마산에 가면 만주바람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도 만주바람꽃과 비슷한 시기에 만날 수 있습니다. 꽃 지름이 3~4㎝로 바람꽃 중에선 비교적 큽니다. 8~13개의 흰색 꽃잎(꽃받침조각)이 빙 둘러 달린 것이 시원시원한 인상을 주는 꽃입니다. 산에 가면 비교적 자주 만날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꿩의바람꽃.

 

이밖에 꽃대에 꽃이 한 송이만 피는 홀아비바람꽃, 꽃이 노란 회리바람꽃 등이 봄에 피는 바람꽃 종류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냥 바람꽃이 있습니다. 8월쯤 설악산에서 가면 대청봉 바로 아래에서 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계령휴게소에서 몇 시간 등산한 끝에 이 꽃을 알현한 추억이 있습니다. ^^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바람꽃 종류의 속명(屬名)은 대개 아네모네(Anemone)’인데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이랍니다(변산바람꽃은 너도바람꽃속). 바람꽃 종류는 찬바람이 부는 초봄에 피기 때문에 마구 흔들려서 사진을 담을 때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겨우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마구 흔들려서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

 

설악산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담은 바람꽃.

 

바람꽃 종류는 대개 이른 봄에 꽃을 피워 번식을 마치고 주변 나무들의 잎이 나기 전에 광합성을 해서 덩이뿌리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생활사를 가졌습니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부지런한 식물인 셈입니다. 변산바람꽃이 피면 봄이 성큼 다가온 것입니다. 변산바람꽃 소식을 들으니 올 한 해 펼쳐질 야생화 향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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