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산에만 단풍이 드는 것이 아니다. 바닷가 갯벌도 붉게 물든다. 산에 있는 단풍보다 더 진한 자줏빛이다. 염분이 있어도 살 수 있는 해홍나물 등 염생식물들이 무리를 이룬 모습이다. 서해안 갯벌에서 어렵지 않게 이들이 무리 지어 사는 것을 볼 수 있다. 갯벌에서 어떻게 저런 고급스러운 색이 나올 수 있는지 놀랍다.
염생식물은 갯벌이나 염전 등 바닷물이 드나들거나 바닷물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사는 식물을 말한다. 멀리서 보면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 보면 조금씩 다른데, 퉁퉁마디, 나문재, 해홍나물, 칠면초 등이 대표적이다.
석모도, 강화도, 신안 증도 등이 염생식물 군락지로 유명하고, 시흥·고창·순천 등과 같이 갯벌생태공원을 조성해 데크를 따라가며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게 해 놓은 곳도 많다.
네 가지 염생식물 중 가장 흔한 것은 해홍나물로, 서해안 일대 육지 가까운 쪽 갯벌에 있는 염생식물은 해홍나물인 경우가 많다. 육지쪽 갯벌에서 바다 쪽으로 나문재, 해홍나물, 칠면초 순으로 자란다.
흔히 함초라고 부르는 것은 본래 이름이 퉁퉁마디다. 성인병에 좋다며 마구 채취해 서해안 갯벌에서도 잘 살펴야 몇 개체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줄기가 통통하면서도 마디가 뚜렷해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나문재는 50~100 cm로 다른 염생식물에 비해 키가 크다. 봄에는 전체적으로 녹색을 띠다가 가을에는 붉게 물든다. 어렸을 때는 잎이 가늘고 길어 소나무 가지처럼 보이다가 크면 해홍나물과 비슷해 보이지만, 열매가 별사탕 모양이라서 구분할 수 있다.
해홍나물과 칠면초도 비슷하게 생겼다. 해홍나물은 육지에 가까운 갯벌에서, 칠면초는 갯벌 깊숙이 들어가 자란다. 그래서 간척지 초기에는 칠면초가 주로 자라다가 해가 갈수록 해홍나물로 바뀐다.
두 식물의 구분 포인트는 첫째, 칠면초는 키가 작고(20~50cm) 보통 나무처럼 홀쭉하지만, 해홍식물(30~60cm)은 가지를 많이 쳐서 시골 정자나무처럼 옆으로 퍼져 있다. 칠면초 잎은 곤봉처럼 뭉뚱 하고,해홍나물 잎은 길쭉하고 끝이 뾰족하다.잎을 잘라 보면 칠면초는 원형이고 해홍나물은 반원형이다. 또 곁가지가 땅에서 좀 떨어져서 나오면 칠면초고, 땅에 거의 붙어서 나오면 해홍나물이다.
아직도 해홍나물과 칠면초 구분은 헷갈린다. 어중간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수들은 멀리서 보아도 해홍나물인지 칠면초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멀리서 뛰노는 아이들 중 자기 자식을 금방 찾아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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