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한해 마무리하는 야생화, 좀딱취를 아시나요?

우면산 2020. 10. 2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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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라고 들어보았는지요? ^^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식물 이름이겠지만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비교적 널리 알려진 꽃입니다.

 

 

이 꽃은 야생화 중에서 가장 늦게 피는 편이라 흔히 “좀딱취를 보면 야생화 탐사 한해가 다 간 것”이라고 말합니다. ^^ 야생화동호회 모임인 ‘인디카’에서 펴낸 책 ‘오늘 무슨 꽃 보러 갈까?’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한 꽃도 좀딱취입니다.

 

좀딱취. 꽃자루 하나에 꽃이 세 개씩 모여 있다.

 

좀딱취는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에서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키 10~20cm 정도인 작은 식물입니다. 꽃 모양이 바람개비 닮았지요? 자세히 보면 꽃자루 하나에 꽃이 세 개씩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2년전 이맘때 안면도에서 본 좀딱취입니다. ^^

 

좀딱취는 잘 살펴보면 구석구석 정말 예쁩니다. 이 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 딱 들어맞는 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좀딱취 사진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올해 야생화 보는 것은 끝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딱취를 보고 나면 더 이상 피는 야생화는 없고, 이제 열매가 남아 있는 정도입니다. 그 끝은 낙엽이 지고 난 다음 보이는 겨우살이일 것입니다. ^^

 

좀딱취. 키가 한뼘 정도인 작은 꽃이다.

 

그럼 한 해를 시작하는 야생화는 무엇일까요? 변산바람꽃입니다. ^^ 해마다 2월 중순쯤 전남 여수 향일암 근처엔 야생화 동호회 회원들이 몰립니다. 연두색 암술, 연한 보라색 수술에다 초록색 깔때기처럼 생긴 기관이 꽃술 주변을 빙 둘러싼 변산바람꽃을 ‘알현’ 하기 위해서입니다. ^^

 

변산바람꽃.

 

이곳은 육지에선 가장 먼저 변산바람꽃이 피는 곳입니다. 새해 꽃다운 꽃과는 첫 만남이라 감격스럽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저도 변산바람꽃을 보기 위해 여수 향일암까지 몇 번을 갔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물론 그전에 피는 꽃이 있기는 합니다. 납매·풍년화 같은 꽃은 빠르면 1월에 피기도 합니다. 그러나 둘 다 자생종이 아니기 때문에 한해의 첫 꽃으로 잘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

 

 

변산바람꽃 등 바람꽃 종류는 대개 이른 봄에 꽃을 피워 번식을 마치고 주변 나무들 잎이 나기 전에 광합성을 해서 덩이뿌리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하는 생활사를 가졌습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가는 부지런한 식물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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