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계방산에서 귀룽·개벚지·산개벚지 나무를 만나다

우면산 2021. 5. 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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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계방산에 가서 놀란 것은 귀룽나무가 엄청 많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 부근까지, 그리고 다시 하산로까지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하산로 계곡에서는 귀룽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개벚지나무, 산개벚지나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셋 다 벚나무 무리와 같은 속(Prunus)입니다.

 

먼저 귀룽나무는 5월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나무 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이기 때문에 확 눈길을 끕니다. 서울 안산이나 북한산·청계산 등 계곡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귀룽나무가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 부근까지 볼 수 있는 것은 물가, 계곡을 따라 자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귀룽나무.

 

꽃차례는 밑으로 처지면서 원뿔 모양입니다. 열매는 여름에 둥글고 검게 익는데 벚나무에 달리는 버찌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 열매를 새들이 좋아한다고 이 나무 영어 이름은 ‘버드 체리(Bird Cherry)’입니다. ^^

 

귀룽나무는 이에 앞서 이른 봄에 다른 나무보다 일찍 푸른 잎을 다 내고 존재감을 드러내며 광합성을 하는 부지런한 나무입니다. ^^ 귀룽나무라는 이름은 구룡목(九龍木)이라는 한자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궁궐의 우리나무’에서 “귀룽나무란 이름은 ‘구룡’이라는 지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구름나무’라고 부른답니다.

 

초봄에 다른 나무보다 먼저 잎을 내는 귀룽나무.

 

귀룽나무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아래 사진처럼 꽃차례 아래쪽에 잎이 달렸다는 것입니다. 귀룽나무를 10년 이상 보면서도 깨닫지 못한 사실인데, 이번에 계방산에 가서 전문가 설명을 듣고 알았습니다. ^^ 그 설명을 들으니 귀룽나무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왜 여태 이걸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나무도감을 찾아보니 그런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ㅠㅠ

 

귀룽나무 꽃차례. 아래쪽에 잎이 달렸다.

 

개벚지나무와 산개벚지나무도 귀룽나무 비슷하게 하얀 꽃이 핍니다. 이 둘은 비교적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어서 서울 주변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주와 지지난주 주말에 차례로 오대산과 계방산에 다녀오면서 개벚지나무와 산개벚지나무를 많이 보았습니다. 개벚지나무라는 이름은 버찌가 열리는 벚나무와 비슷한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

 

개벚지나무 꽃차례. 잎도 포엽도 보이지 않는다.

 

둘은 귀룽나무처럼 꽃차례에 잎이 나지 않습니다. 둘의 확실한 차이점은 개벚지나무 꽃차례에는 잎도 포엽도 없는 반면 산개벚지나무 꽃차례 아래에는 난형의 포엽이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산개벚지나무 꽃차례. 포엽이 보인다.

 

여기에다 개벚지나무는 수피가 황갈색이고 광택이 있습니다. 나무껍질에 이 광택이 있어서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귀룽나무, 개벚지나무, 산개벚지나무 구분법을 혼자 알기 아까워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이 글을 씁니다. ^^

 

개벚지나무. 수피가 황갈색으로 광택이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귀룽나무 관련해 더 읽을거리

 

-초봄 가장 부지런한 귀룽나무, 신경숙도 좋아했죠 ^^  

 

-노랑제비꽃·처녀치마·귀룽나무, 북한산에서 만난 봄꽃들  

 

-아까시·때죽나무·으아리, 서대문 안산 자락길에 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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