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아까시·때죽나무·으아리, 서대문 안산 자락길에 핀 꽃들

우면산 2021. 5. 1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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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비가 내린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 안산 둘레길을 돌았습니다. 안산 자락길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았는데, 산 중턱을 따라 길을 내놓아 높낮이가 거의 없이 평탄한 데다 대부분 길에 데크를 설치해놓아 걷기 참 편한 곳입니다. 그래서 저도 자주 갑니다. ^^

 

자주 가면서도 그동안 소개할 생각을 못하다, 지난 16일 예쁜 꽃들이 많은 것을 보고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아까시(아카시아)꽃, 찔레꽃, 때죽나무, 귀룽나무, 외대으아리, 불두화 등 참 다양한 예쁜 꽃들이, 특히 하얀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찔레꽃, 귀룽나무, 때죽나무 등 서울 서대문 안산자락길에 핀 꽃들.

 

먼저 아까시나무(아카시아) 꽃입니다. 안산자락길에 수없이 갔지만 이렇게 아카시아나무(정식 이름은 아까시나무)가 많은 줄 몰랐습니다. 아까시 꽃으로 온통 하얀 곳도 많습니다. 아카시아나무는 초여름에 향긋한 꽃내음을 주고,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나무입니다. 포도 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린 꽃은 어린 시절 허기를 달래는 간식거리였고, 깃털처럼 줄줄이 달린 잎은 다양한 놀이의 도구였습니다. ^^

 

안산자락길 아카시아꽃(아까시나무꽃).

 

안산자락길 곳곳에 찔레꽃이 한창입니다. 비가 오는데도 물컹물컹 좋은 향기가 나서 보면 어김없이 찔레꽃입니다. ^^ 하얀 꽃잎은 모두 다섯 장 달리는데 꽃잎 가운데가 입술처럼 옴폭 들어가고 꽃잎 가운데로 샛노란 수술이 가득합니다. 간혹 꽃잎에 연한 분홍빛이 돌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연한 찔레순 껍질을 벗겨 먹은, 추억의 식물이기도 합니다. ^^

 

안산자락길 찔레꽃.

 

때죽나무도 지금이 절정입니다. 때죽나무는 산에서는 물론 공원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꽃들은 대개 위를 보고 피는데, 때죽나무는 일제히 아래를 내려다보고 피는 것이 장관입니다. 꽃 자체는 쪽동백나무 꽃과 비슷한데, 때죽나무는 잎겨드랑이에서 2~5개씩 꽃줄기가 나와 아래를 향해 피지만 쪽동백나무 꽃은 20송이 정도가 모여 포도송이 같은 꽃차례를 이루는 것이 다릅니다.

 

안산자락길 때죽나무꽃.

 

산 위쪽으로 가니 귀룽나무 꽃이 보입니다. 산 아래쪽은 꽃이 진 지 오래인데, 늦둥이가 적지 않습니다. ^^ 꽃이 필 때는 나무 전체가 꽃으로 뒤덮입니다. 귀룽나무는 특이하게도 꽃차례에 잎이 몇 개 달립니다. 이것으로 귀룽나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귀룽나무꽃. 꽃차례에 잎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외대으아리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꽃에서 구수한 향기도 납니다. 나중에 으아리 종류를 모아서 설명할 생각인데, 외대으아리는 꽃이 한 꽃자루에서 1~3개씩 적게 달립니다. 한 꽃자루에 달리는 꽃 수가 30개 안팎으로 많으면 그냥 으아리 또는 참으아리입니다.

 

안산자락길 외대으아리.

 

요즘 대세 꽃 불두화도 피었습니다. 불두화는 공 모양으로 둥근 꽃 형태를 가졌습니다. 꽃을 잘 보면 암술, 수술이 없습니다. 백당나무에서 유성화를 없애고 암술, 수술이 없는 무성화만 남겨 풍성하게 만든 것이 불두화이기 때문입니다.

 

안산자락길 불두화.

 

서대문 안산은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데 2~3시간 걸립니다. 메타세쿼이아숲도 볼만합니다. 도심 가까이에 안산 둘레길처럼 좋은 곳이 있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에게 축복인 것 같습니다. ^^

 

 

◇서대문 안산자락길 관련해 더 읽을거리

 

-‘마당을 나온 암탉’에 꿈을 준 아카시아꽃 

 

-누워서 보면 더 예쁜 때죽나무꽃 

 

-초봄 가장 부지런한 귀룽나무, 신경숙도 좋아했죠 ^^  

 

-짝짓기 못하는 수국 불두화가 크게 번성하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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