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산에 오르다 신기하게 처리해놓은 나뭇잎들을 보았습니다. 쪽동백나무 잎이 원통 모양으로 돌돌 말려 있는 겁니다. 누가 이런 짓을 해놓았을까요? ^^ 다른 나무는 아니고 쪽동백나무에만 이런 짓을 해놓은 것도 신기했습니다.
쪽동백나무 잎이 돌돌 말린 모습은 나뭇잎이 파마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김밥이 돌돌 말린 것 같기도 합니다. ^^ 한두개가 아니고 상당히 많은 잎이, 한두 나무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쪽동백나무에서 이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해도 저렇게 정교하게 말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일정한 모양으로 해놓았습니다. ^^
이 돌돌 말린 나뭇잎을 펼쳐보면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나뭇잎을 갈아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나방 애벌레가 사는 것인데, 장미색들명나방 애벌레라고 합니다. ^^
그대로 잎이 마른 상태에서 겨울을 지낸다고 합니다. 말린 잎은 잎자루를 실로 단단히 감아 놓아서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 봄에 새 잎이 나오면 옮겨가 새순을 먹다가 잎이 더 자라면 이전처럼 원통 모양으로 말고 그 속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지난 여름 참나무 가지들이 수북이 떨어뜨리는 도토리거위벌레 이야기를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벌레는 7월 말부터 도토리 달린 참나무 가지를 떨어뜨리기 시작해 8월이면 땅바닥을 참나무 잎 천지로 만듭니다. 주둥이가 길쭉한 것이 거위를 닮았다고 해서 도토리거위벌레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
떨어진 가지들을 보면 저마다 꼭 도토리가 달려 있는 공통점도 있는데, 떨어진 도토리를 자세히 보면 깍정이와 열매에 산란 구멍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쪽동백나무 잎을 돌돌 말아 생활하는 장미색들명나방 애벌레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
◇더 읽을거리
-식물은 사람과 어디까지 소통할 수 있을까? 카오스 식물 강연 5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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