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다른 나무들은 잎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일부 나무들은 잎을 떨구기 시작했는데, 차나무는 계절을 잊어버린 듯 꽃을 피우고 있는 겁니다. ^^ 혹시 철 모르는 애들인가 싶어 알아보니 차나무 꽃은 요즘이 제철입니다.
지난 주말 고창 선운사에 다녀왔는데, 선운사 앞에 차나무밭이 있었습니다. 과문해서 그런지 차나무 꽃 피는 시기를 몰랐는데, 푸른 차나무 잎 사이로 하얀 꽃들이 만발해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 잎 겨드랑이 또는 가지 끝에 1~3개씩 꽃송이들이 달려 있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 크기에 6∼8장의 새하얀 꽃잎이 노란 꽃술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꽃나무로 키워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꽃과 함께 열매도 달려 있습니다. 지난해 핀 꽃에서 맺은 결실입니다. 차나무는 꽃이 지면 다음 해 봄부터 열매가 자라기 시작해 가을에 익는다고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래 사진처럼 굳은 외피 속에 둥글고 단단한 종자가 들어 있습니다.
차나무는 중국에서 수입해 널리 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전남·경남 등의 남부 지방에서 야생 상태로 자라는 차나무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늘푸른 잎을 가진 작은 나무로 높이 8m까지 자랄 수 있지만 찻잎을 따기 위해 적당한 높이로 잘라버리므로 실제 만나는 차나무는 거의 허리춤 남짓한 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차나무 학명(Camellia sinensis)에서 알 수 있듯이 차나무는 동백나무와 같은 속입니다. Camellia 는 동백나무의 속명이면서 동백나무의 영어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동백나무와 형제 나무인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꽃도 동백꽃과 비슷하고 열매가 맺히는 모양도 동백나무 열매 모양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
차나무 꽃엔 향기가 있습니다. 하동 쌍계사 입구에 차밭을 대규모로 조성해 놓았는데, 지금쯤 차꽃 향기가 대단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꽃을 보니 차나무를 찻잎으로만 즐길 것이 아니라 꽃으로 즐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동백아가씨, 춘희, 라트라비아타, 동백꽃 필 무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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