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동백꽃 꽃망울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동백나무를 보면 꽃잎이 살짝 벌어진 것과 많이 벌어진 것이 있는데 각각 동백나무와 애기동백나무다. 이 둘은 구분하면 ‘꽃맹탈출’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의 상록교목이다. 동백꽃은 11월부터 피기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피는, 명실상부한 겨울꽃이다. 일년에 반년 이상 꽃이 피는 것이다. 주로 제주도와 남해안에 분포하고, 서해안을 따라 백령도 바로 아래 대청도에서까지 자란다. 물론 동해안을 따라서도 올라가 있다. 제주도에는 동백수목원, 카멜리아힐, 동백포레스트, 동백동산, 환상숲 등 동백을 주제로 한 수목원이나 숲이 많다.
동백나무가 한겨울에 꽃을 피우는 것은 곤충이 아닌 동박새가 꽃가루받이를 돕기 때문이다. 동박새는 동백꽃의 꿀을 먹는 과정에서 이마에 꽃가루를 묻혀 다른 꽃으로 나른다. 동박새는 워낙 작고 날쌔 실물을 보기가 참 힘든 새다. 동백꽃을 보러 갈 때마다 동박새를 담아보려고 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동백나무 사이에서 새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동박새가 있는 것이 분명한데 좀처럼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동백꽃은 반 정도만 벌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소설가 김훈이 에세이 ‘꽃 피는 해안선’에서 목련에 쓴 표현을 빌리면, 꽃잎을 절반만 벌어져 있을 때가 동백꽃의 결정인 것이다. ^^ 암술대는 3개로 갈라지고 노란색 수술이 90~100개 있다.
애기동백나무는 꽃잎이 활짝 벌어져 동백나무와 구분할 수 있다. 동백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인 자생식물이지만, 애기동백나무는 일본 원산으로 도입한 재배식물이기도 하다. 동백꽃은 벌어질듯 말 듯 중간쯤만 벌어지기 때문에 꽃잎이 활짝 벌어져 있으면 애기동백나무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애기동백나무는 일년생 가지와 잎 뒷면의 맥, 씨방에 털이 있는 점도 다르다.
애기동백나무는 만개하는 시기가 동백나무보다 좀 빠르다. 제주도든 남해안이든 우리 자생종 동백나무보다 애기동백나무를 더 흔히 볼 수 있다. 사람 손길이 닿은 곳은 특히 그렇다. 동백나무 꽃은 진한 붉은색이고 어쩌다 흰색이 있는 반면 애기동백나무는 위 사진처럼 연한 붉은색이 가장 많고 여러 색깔의 다양한 원예품종들이 있다. 이제 동백꽃 비슷한 꽃이 보이면 동백나무 꽃인지, 애기동백나무 꽃인지 구분을 시도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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