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동백아가씨, 춘희, 라트라비아타, 동백꽃 필 무렵 ^^

우면산 2021. 3. 6.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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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동백나무와 애기동백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올렸다. 꽃잎이 살짝 벌어져 있으면 동백나무, 활짝 벌어져 있으면 애기동백나무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오늘은 어제 글의 2편 성격으로, ‘동백꽃과 예술정도가 주제인 글이다. ^^

 


동백꽃은 꽃이 지는 방식이 독특하다. 꽃잎이 한두장씩 떨어지지 않고 꽃 전체가 통째로, 싱싱한 채로, 심지어 노란 꽃술까지 함께 툭 떨어져 버린다.꽃이 진 후에도 나무가 지저분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 시집 중에 제목이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이 있을 것이다. 동백꽃 이외에도 능소화, 무궁화도 통째로 떨어지는 꽃이다.

 

동백꽃.

 

붉은색에다 통째로 떨어지는 점 때문에 동백꽃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배신당하는 여인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로 시작하는 이미자의 노래동백아가씨가 대표적이다.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 맺히는데, 지름 34㎝ 크기로 사과처럼 둥글게 생겼다. 씨로는 기름을 짜 옛날 부녀자들이 머리기름으로 썼다.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중부 이북에서는 생강나무 열매로 동백기름을 대신했다고 한다. 김유정 소설동백꽃에 나오는 꽃이 붉은색이 아닌노란 동백꽃인 이유다. 드물게 하얀 꽃이 피는 흰동백나무도 있다.

 

통째로 떨어지는 동백꽃.

 

동백나무는 절 주변에서 숲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창 선운사, 강진 백련사, 광양 옥련사지 등에서 동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절 주변에 동백나무를 심은 것은 두껍고 늘 푸른 동백나무 잎이 불에 잘 붙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산불이 났을 때 방화수(防火樹) 역할을 하라고 절 주변에 심은 것이다.

 

동백꽃이 떨어져 있는 길. 거문도.

 

우리나라에선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를 한동안 '춘희'라고 번역했다. 이 오페라는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꽃 여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일본이 이 소설을 번역하면서동백아가씨정도를 뜻하는 '춘희(椿姬)'로 번역했는데, 우리가 한때 그대로 받아들여 쓴 것이다.

 

2019년 하반기(9~11) 많은 사람들이동백앓이를 했다. TV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때문이었다. 동백이가 운영하는 카페 이름이 ‘Camellia’였는데, 카멜리아는 동백나무의 영어 이름이자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의 속(屬)명이다. ‘Camellia’는 17세기 필리핀에 머물며 동아시아 식물을 연구한 체코 출신의 선교사 카멜(Kamel)의 이름을 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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