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백나무와 애기동백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올렸다. 꽃잎이 살짝 벌어져 있으면 동백나무, 활짝 벌어져 있으면 애기동백나무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오늘은 어제 글의 2편 성격으로, ‘동백꽃과 예술’ 정도가 주제인 글이다. ^^
동백꽃은 꽃이 지는 방식이 독특하다. 꽃잎이 한두장씩 떨어지지 않고 꽃 전체가 통째로, 싱싱한 채로, 심지어 노란 꽃술까지 함께 툭 떨어져 버린다.꽃이 진 후에도 나무가 지저분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 시집 중에 제목이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이 있을 것이다. 동백꽃 이외에도 능소화, 무궁화도 통째로 떨어지는 꽃이다.
붉은색에다 통째로 떨어지는 점 때문에 동백꽃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배신당하는 여인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로 시작하는 이미자의 노래 ‘동백아가씨’가 대표적이다.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 맺히는데, 지름 3∼4㎝ 크기로 사과처럼 둥글게 생겼다. 씨로는 기름을 짜 옛날 부녀자들이 머리기름으로 썼다.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중부 이북에서는 생강나무 열매로 동백기름을 대신했다고 한다. 김유정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꽃이 붉은색이 아닌 ‘노란 동백꽃’인 이유다. 드물게 하얀 꽃이 피는 흰동백나무도 있다.
동백나무는 절 주변에서 숲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창 선운사, 강진 백련사, 광양 옥련사지 등에서 동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절 주변에 동백나무를 심은 것은 두껍고 늘 푸른 동백나무 잎이 불에 잘 붙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산불이 났을 때 방화수(防火樹) 역할을 하라고 절 주변에 심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를 한동안 '춘희'라고 번역했다. 이 오페라는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꽃 여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일본이 이 소설을 번역하면서 ‘동백아가씨’ 정도를 뜻하는 '춘희(椿姬)'로 번역했는데, 우리가 한때 그대로 받아들여 쓴 것이다.
2019년 하반기(9~11월) 많은 사람들이 ‘동백앓이’를 했다. TV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때문이었다. 동백이가 운영하는 카페 이름이 ‘Camellia’였는데, 카멜리아는 동백나무의 영어 이름이자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의 속(屬)명이다. ‘Camellia’는 17세기 필리핀에 머물며 동아시아 식물을 연구한 체코 출신의 선교사 카멜(Kamel)의 이름을 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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