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요즘 길가에서 노출 즐기는 노박덩굴 ^^

우면산 2022. 10. 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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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고창 운곡습지를 걷다가 노박덩굴을 만났다. 아직 노란 껍질이 세 갈래로 갈라지기 전이라 노란색만 보이는 열매였다. 곧 과피(果皮)인 노란 껍질이 세 갈래로 열리고 그 속에서 빨간색 열매가 보일 것이다. ^^

 

요즘 노박덩굴 열매와 잎.

 

노박덩굴 열매는 딱 콩알 크기인데, 노란 껍질과 빨간 열매가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다 파란 하늘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 이 열매가 겨울 내내 달려있는 것을 보기는 힘들다. 새들이 열매가 익는 대로 거의 다 따 먹기 때문이다. 노박덩굴 열매는 새들이 특히 좋아하는 열매인 모양이다.

 

요즘 길가에서 노출 즐기는 노박덩굴 ^^

 

노박덩굴은 전국의 산과 언덕 등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양지바른 곳을 좋아해 햇빛이 잘 비치는 길가에서 볼 수 있다. 5~6월 황록색 꽃이 피지만 자잘한 데다 잎과 색깔이 비슷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가을에 열매가 달려야 존재감이 드러나는 덩굴이다. ^^

 

노박덩굴. 노란 껍질이 세 갈래로 갈라지자 빨간색 열매가 보인다.

 

여름엔 잎과 전체적인 모양이 비슷한 다래 덩굴과 헷갈리는데, 다래는 잎 가장자리 톱니가 짧은 바늘처럼 뾰족하고 촘촘하지만 노박덩굴은 잎이 둔한 톱니에 물결 모양인 것이 차이점이다.

 

노박덩굴 꽃과 잎. 6월 강원도 청태산.

 

노박덩굴은 왜 이런 이름을 가졌을까. 길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길섶이 한자로 노방(路傍)’이다. 길가에서 잘 자라는 덩굴나무, 노방의 덩굴이 노박덩굴로 변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햇빛을 좋아하는 덩굴나무라 길 쪽으로 가지가 잘 뻗어 나오기 때문에 산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자리잡는 위치도 그렇고 노란 껍질을 열고 열매를 드러내는 것도 그렇고 노박덩굴이 노출을 좋아하는 것이 틀림없다. ^^

 

푼지나무. 오른쪽에서 공기뿌리를 볼 수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

 

노박덩굴은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지만 뿌리까지 내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른 나무에게 큰 피해는 주지 않는다고 한다. 햇빛을 차지하려고 다른 나무에 신세를 지지만 그나마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고 있는 나무인 셈이다. 반면 노박덩굴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줄기에서 의지하는 물체 표면에 부착하는 공기뿌리(기근)를 뻗는 덩굴이 있다. 이 덩굴은 푼지나무다.

 

 

◇더 읽을거리

 

-산길에 흔한 노란 껍질 속 빨간 열매, 노박덩굴이었군요 ^^ 

 

-서울의 유일한 상록 활엽수, 사철나무는 왜 얘깃거리가 적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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