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녀온 가을 선운사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단풍나무입니다. 단풍나무는 잎이 갈라지는 갈래가 5~7, 당단풍나무는 9~11개인 것 기억하시죠? ^^ 따라서 이 잎은 단풍나무 잎입니다. ^^

선운사 가는 길 노점에서 꾸지뽕나무 열매를 팔고 있었습니다. 맛있게 보이죠? ^^ 선운사에 갔는데, 입구에 있는 송악을 안 보고 올 수는 없지요. ^^ 이 송악은 천연기념물 367호입니다. 줄기를 부챗살처럼 펴고 절벽을 타고 15미터 넘게 올라간 모습이 정말 장관입니다.


선운사에 가서 보리자나무를 처음 보았습니다. 부처님이 그 아래에서 성불한 나무, 인도보리수는 아열대에서 자라는 나무라 국내에서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신 중국에서 도입해 심는 나무가 보리자나무입니다. 그동안 피나무, 찰피나무는 보았는데 보리자나무는 본 적이 없어서 이 나무 푯말을 보고 정말 기뻤습니다. ^^

도솔암 가는 도중에 소나무 연리목(連理木)도 보았습니다. 두 소나무가 맞닿은 상태로 오랜 세월이 지나면 세포가 합쳐져서 연리목이 됩니다. 서로 양분을 교환하면서 한 나무가 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연리목은 사랑의 상징입니다. ^^

도솔암 입구에서 붉은 열매를 잔뜩 단 나무를 보았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윤노리나무 열매였습니다. ^^ 윤노리나무는 산에서, 그것도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독특한 이름은 윷을 만들기에 적당한 나무라고 ‘윷놀이나무’라 부르다 윤노리나무로 변했다고 합니다. 이 나무를 서울 광화문광장에 심어 놓았더군요. ^^

선운사에 갔는데 도솔암 마애불을 안 보고 올 수는 없겠죠? 저 마애불 배꼽에 비결((秘訣)이 있었는데, 그 비결이 세상에 나오는 날 한양이 망한다는 설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 1820년 전라도 관찰사 이서구가 부임해 비결을 꺼내자 별안간 천둥 벼락이 내리쳐 다시 집어넣으며 얼핏 첫머리만 보았더니 거기엔 ‘전라감사 이서구가 열어본다’라고 적혀있었다고 합니다. ^^ 이 비결을 1892년 동학 접주 손화중이 꺼냈다고 합니다.

선운사는 석산(꽃무릇)으로도 유명한데, 다 지고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꽃과 잎이 같이 있는 희귀한 석산을 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석산은 상사화처럼 잎과 꽃이 동시에 피지 않는 식물입니다. 이 석산은 귀하게도 잎과 꽃이 동시에 있었습니다. 선운사에 가서 예쁜 단풍도 실컷 보고 보리자나무에다 윤노리나무 열매, 귀한 석산까지 다양한 선물도 받은 것 같아 대만족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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