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한국의 아이비, 송악

우면산 2020. 12. 4. 06:27
반응형


아이비(Ivy)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이고 도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화분의 빈 공간을 채우는 용도로 많이 쓰는 식물이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개조해 만든 ‘서울로7017’에 가보면 대형 화분에 나무를 심고 빈 공간에는 아이비를 심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송악이라는 나무는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송악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한국의 아이비.

 


송악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성 덩굴나무다. 주로 남해안과 제주도 등 남쪽 지방에 분포하지만 해안가를 따라 인천까지 올라오는데, 요즘은 서울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송악을 볼 수 있다. 인왕산 기슭에 있는 청운공원에 가면 송악이 담장을 뒤덮으며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월쯤 열매가 달린 송악.

 

가장 유명한 송악은 전북 고창 선운사 가는 길 절벽에서 볼 수 있는 송악이다. 천연기념물 367호로, 줄기를 부챗살처럼 펴고 올라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선운사에 갈 때마다 그 앞에서 한참 서서 이 웅장한 송악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

 

송악의 꽃은 10~11월에 황록색으로 공처럼 둥글게 모여 피는데, 열매는 이듬해 봄에 꽃 모양 그대로 검은색으로 익는다. 이 열매가 늦으면 6월까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송악 꽃.

 

잎은 반질반질 윤이 나고 짙은 녹색이다. 잎 모양은 둥근 삼각형이 기본이지만 오래 묵은 나뭇가지에서는 타원형 잎이 달리는 등 변이가 많다. 집에서 작은 송악을 기르고 있는데, 송악의 잎끝이 둥근 편이다. 그래서 잎끝이 둥근 형태이면 송악, 뾰족한 형태이면 아이비로 알고 있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 등 어떤 도감에도 그런 기술이 없으니 자신은 없다. ^^

 


송악이라는 나무 이름의 유래에 대해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의 책 ‘우리나무 이름사전’은 제주 방언으로 본래 소왁낭이라고 했는데, 그 이름이 소왁나무를 거쳐 송악이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소가 잎을 잘 먹는다고 소밥나무 또는 소쌀나무라고도 했다. 북한 이름은 담장나무다.

 

아이비.

 

서양송악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비는 잎 무늬 등이 다른 원예품종이 굉장히 많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만 100가지 넘는 품종을 검색할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