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도심에서 탐스러운 빨간 열매를 원뿔 모양으로 주렁주렁 단 관목을 볼 수 있다. 주로 길거리 생울타리나 경계목 등으로 많이 심어 놓았는데, 바로 남천이다.
처음에 남천의 단정한 생김새를 보고 우리 자생종일 것이라 믿었다. ^^ 그런데 알고 보니 중국 원산지였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따뜻한 지방에서 모여 나고 곧바르게 자라며 잎이 주로 꼭대기에 달리는 것이 대나무를 닮았다고 남천죽(南天竹)이라고 부른다. 남쪽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닮은 나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이 나무를 조경수로 수입하면서 이름에서 죽을 빼고 남천이라 했고 그 표기를 우리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우리나무 이름사전’(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저)의 설명이다. 또 원뿔 모양의 꽃대에 하얀 꽃이 피고 나면 콩알 굵기의 빨란 열매가 달리는데, 이 모양이 촛불 같다고 남천촉(南天燭)이라고도 부른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도 남부지방에 심는 나무였는데, 의외로 내한성이 강한 것이 알려지면서 요즘에는 서울에서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근래 엄청 늘어났다. 사철나무, 화살나무와 함께 서울 시내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생울타리 나무 중 하나 아닌가 싶다.
남천은 지금 잎도 붉게 단풍 들고 있다. 일부는 푸른 상태로 남아 있고 일부는 붉게 물들었다. 잎은 딱딱하고 톱니가 없으며 끝이 뾰족하다. 잎이 달린 가지가 세 번이나 갈리지고 작은잎이 새 깃털처럼 달리는 3회깃꼴겹잎이다. 서울 시내에서 볼 수 있는 남천은 잘해야 허벅지 높이까지 자랐지만 원래 2~3미터까지 자라는 나무다.
붉은 열매는 새들이 잘 먹지 않는지 봄까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맛있는 팥배나무 열매는 벌써 열매가 하나도 남지 않은 나무도 많은데 말이다. ^^ 그래서 남천 열매를 겨울철 새들의 마지막 비상식량이라고 표현한 글도 보았다.
남천은 또 공기정화식물로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남천은 새집증후군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뛰어난 식물이다. 거실이나 베란다에 배치하면 새집증후군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빛이 적은 환경에서 잘 견디는 나무여서 실내에서 기르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남천은 다방면에서 뛰어난 팔방미인인 나무다.
뿔남천이라는 식물도 있다. 호랑가시나무 잎처럼 날카롭고 튼튼한 가시가 뿔처럼 돋아 있다. 홍릉수목원에 가면 정문 근처에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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