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사이트 등에 겨우살이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주말인 오늘내일 겨우살이를 보러 산에 가는 꽃쟁이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
요즘 산에 가면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것들이 달린 나무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새 둥지가 아니고 초록색 식물인 경우가 있는데, 잎과 줄기는 초록색이고 콩알만 한 연노랑색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 있습니다. 이게 겨우살이입니다.
겨우살이는 상록성이라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있지만 다른 계절엔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숙주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겨울에 돋보이는 나무여서 생겼을 것입니다.
겨우살이는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지만 숙주 나무에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아 사는 반(半)기생식물입니다. 이 겨우살이가 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마구 채취해 웬만한 산에서는 흔적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나 높은 산에나 가야 겨우 볼 수 있습니다. 지리산, 내장산, 덕유산 등이 겨우살이가 많은 곳이죠. 내장산에 가면 높은 가지가 아니라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겨우살이가 더러 있습니다.
겨우살이는 열매가 연노랑색인데, 열매가 빨간 붉은겨우살이(추천명은 붉은겨울살이)도 있습니다. 산에 가서 좀 붉은 기가 있다 싶은 겨우살이를 망원렌즈로 당겨보면 어김없이 붉은겨우살이였습니다. 붉은겨우살이는 주로 내장산 이남에서 볼 수 있습니다.
높은 산에 가면 꼬리겨우살이도 있습니다. 태백산에 가면 초봄 생강나무 꽃이 핀 듯 꼬리겨우살이 열매가 노랗게 무리 지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꼬리겨우살이는 낙엽성이라 겨울에는 잎이 다 떨어지고 열매만 남아 있습니다. 겨우살이 열매는 연한 노란색인데, 꼬리겨우살이는 샛노란 열매를 꼬리처럼 늘어뜨립니다. 제주도 등에는 동백나무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도 있습니다.
겨우살이 열매를 먹어보면 달짝지근합니다.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죠. 새가 열매를 먹고 배설해 겨우살이 번식을 도와줍니다. 나무와는 기생하는 악연이지만, 새와는 먹이를 주고 번식에서 도움을 받는 공생관계인 셈입니다.
서양에는 크리스마스 때 초록색 잎과 하얀 열매가 달린 겨우살이(미슬토)를 현관 안쪽 문 위에 걸어 놓는 풍습이 있답니다. 이 겨우살이 아래 서 있는 이성에게는 키스를 해도 된다고 합니다. ^^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이와 관련한 얘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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