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서울의 유일한 상록 활엽수, 사철나무는 왜 얘깃거리가 적을까?

우면산 2020. 11. 1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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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시내 곳곳에서 사철나무가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껍질에 싸인 열매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늘 푸른 잎을 달고, 언제나 있는듯 없는듯 서 있는 사철나무가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기다.

 

사철나무 붉은 열매는 조롱조롱 달려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열매는 네 갈래로 갈라져 갈래마다 지름 8~9mm 정도인 씨가 하나씩 나온다.

 

사철나무 열매.

 

사철나무는 이름 그대로 사철 푸른 상록성 나무다.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지만, 북쪽으로 황해도까지 올라가 자란다. 중부지방에서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수는 대개 소나무나 향나무, 주목 같은 침엽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철나무는 잎이 넓은 활엽수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도 푸른 잎을 간직한 채 겨울을 날 수 있다.

 


 

회양목과 남천 정도가 서울에서도 잎이 떨어지지 않은 채 겨울을 나지만 잎 색깔까지 푸르게 유지하지는 못한다. 남천은 겨울에 빨갛게 단풍이 들고, 회양목 잎도 겨울에는 다소 붉은 빛을 띤다. 그러고보니 사철나무은 물론 회양목도 남천도 모두 생울타리로 널리 쓰이는 나무들이다.

 

사철나무는 요즘 서울 도심에서도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울타리가 아니어도 공원이나 교회 앞마당 등에서 별도로 한두 그루 심어놓은 사철나무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꽃은 6∼7월에 연한 노란빛을 띤 녹색으로 피는데, 꽃잎 4장이 마주보면서 핀다. 꽃 가운데에 암술이 1개 있고, 수술이 4개 있는데, 우주선 전파 수신기처럼 삐죽 튀어나온 수술대가 재미있다. 달걀 모양의 잎은 가죽처럼 두껍고 반질반질 윤이 난다. 줄기에서 뿌리를 내려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르는 줄사철나무도 있다.

 

사철나무 꽃.

 

사철나무는 아주 오랜 세월 우리 땅 우리 곁에서 함께 해온 나무지만 사철나무에 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거리가 하나도 없는 것이 아쉽다. ㅠㅠ 아마도 주변에 너무 흔해서 눈여겨보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사철나무는 노박덩굴과 나무인데, 이 과에 재미있는 나무들이 많다. 줄기에 화살 모양의 날개가 있는 화살나무, 가을에 맺히는 열매가 분홍빛으로 마치 꽃처럼 고운 참빗살나무, 잎 위에서 앙증맞게 작은 꽃이 피는 회목나무, 미역줄기처럼 벋으며 자라는 미역줄나무 등이 노박덩굴과 나무들이다. 노박덩굴과 가족들이 요즘 각각 개성있는 열매를 뽐내며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

 

참빗살나무 열매. 사철나무와 같은 노박덩굴과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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