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재단이 2022 봄 카오스 강연을 ‘식물 행성(Plant Planet)’을 주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 16일부터 5월 18일까지 10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 현장 강연과 유튜브 생중계로 동시에 진행하는데, 그 강연 내용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4월 13일 카오스 식물 강연 5강은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유리 교수의 ‘건축탐구 잎’이었습니다. 그러나 강연을 듣고 보니 ‘식물과 외부의 소통’ 또는 ‘식물과 인간의 소통’ 정도로 바꾸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런 내용 위주였습니다.
처음에는 강의 내용이 셀프 클리닝을 하는 연잎효과, 도꼬마리가 동물 털에 붙는 원리를 이용한 찍찍이(벨크로) 등이어서 생체모방 기술 위주로 강의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식물에 난 털 모양의 세포, 트라이콤(trichome) 얘기가 나오면서 달라졌습니다.
이 세포는 표피세포가 변형된 형태인데, 식물에 따라 형태와 기능이 매우 다양하다고 합니다. 방어를 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화학물질을 내보내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 예를 들어 건드리면 좋은 냄새가 나는 허브 향도 트라이콤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곤충이 식물의 잎을 갉아먹기 시작하면 식물은 어떻게 할까요? 식물도 잎이 공격받거나 자극을 받으면 마치 봉화를 통해 위급 상황을 전하는 것처럼 전기신호를 통해 주변 잎에 신호를 전달한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동물과 유사하고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벌레가 들어오면 몸체를 닫아서 잡아먹는 파리지옥도 그런 원리를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면, 식물의 전기신호를 이해하면 사람과 식물이 소통하는 것이 머지않은 시대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 교수는 예상입니다. 그리고 이미 파리지옥이 몸체를 닫는 전기신호를 파악해 파리지옥을 로봇과 연결해 몸체를 여닫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어떻든 식물도 동물처럼 신호전달 체계가 있고 이를 이해하면 식물과 소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식물이 신호를 전달하는 방법을 이해하면 광합성이나 리그닌 같은 특정 물질을 굳이 식물을 다 키우지 않고도 대량 생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 교수는 말했습니다. ^^
이유리 교수는 경력이 특이했습니다. 고교 졸업 후 프로그래머로 취직했다가 학위가 필요한 것 같아 독학사 학위를 땄고, 이후 고려대 생명과학부에 편입했고, 포스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임용된 것입니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얘기겠지요. ^^
◇2022 카오스 봄 ‘식물 행성(Plant Planet)’ 강연 순서
1강. 3월 16일 고려대 김기중 생명과학과 교수 ‘식물의 탄생과 진화’
2강. 3월23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장진성 교수 ‘식물 학명 이야기’
3강. 3월 30일 충북대 특용식물학과 조현우 교수 ‘식물은 어떻게 키가 커지고 뚱뚱해질까?’
4강. 4월 6일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최길주 교수 ‘식물 씨앗도 잠에 들고 깨어난다’
5강. 4월 13일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유리 교수 ‘건축탐구 잎’
6강. 4월20일 고려대 생명공학부 이호정 교수 ‘식물 줄기와 질소의 흥미로운 세계’
7강. 4월27일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지영 교수 ‘보이지 않는 식물행성, 뿌리’
8강. 5월 4일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일하 교수 ‘꽃은 어떻게 피는가?’
9강. 5월 11일 포스텍 생명과학과 최규하 교수 ‘식물 유전학과 육종의 역사’
10강. 5월 18일 충남대 생물과학과 박연일 교수 등 4명 ‘식물과 기후변화’
강연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3층 카오스홀에서 현장 강연과 함께 유튜브 ‘카오스 사이언스’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합니다. 저도 온라인으로 듣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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