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억새는 산, 달뿌리풀은 개울가, 갈대는 강 하구

우면산 2020. 10. 3. 06:14
반응형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식물 중 하나가 갈대, 억새, 달뿌리풀 등 벼과 식물 무리다. 언뜻 보면 셋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조금씩 다르다.

 

이중 억새는 주로 산이나 들에서 자라고 열매 색깔도 은색이 도는 흰색이라 갈대·달뿌리풀과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억새는 잎 가운데 흰색의 주맥이 뚜렷하다는 점에서도 갈대 등과 차이가 있다. 또 억새의 이삭은 한쪽으로 단정하게 모여 있다. 가평 유명산, 포천 명성산, 정선 민둥산, 창녕 화왕산 등이 억새로 유명한 산들이다. 억새는 갈대·달뿌리풀과 속(屬)이 다르다.

 

억새.

 

갈대와 달뿌리풀은 같은 속(屬)이라 그런지 구분이 쉽지 않다. 먼저 갈대는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고 열매이삭이 갈색이라 갈대라 부르는 것이다. 을숙도, 순천만, 충남 서천 신성리(금강 하구)가 갈대밭으로 유명하다.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갈대는 냇가·강 하구 등 습지에서 자란다.

 

순천만 갈대.

 

 산의 개울가에 있으면서 갈대 비슷하게 생긴 것은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달뿌리풀이다. 달뿌리풀의 가장 큰 특징은  뿌리가 옆으로 뻗는다는 점이다. 달뿌리풀이라는 이름 자체가 ‘뿌리’가 땅 위로 ‘달’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개울가에서 아래 사진(오른쪽 아래 부분)과 같이 땅 위로 길게 뻗는 뿌리가 있으면 달뿌리풀이다.

 

 

문제는 ‘달리는 뿌리’가 보이지 않을 때다. 그때는 무엇을 보고 갈대와 달뿌리풀을 구분해야할까. 우선 갈대는 비교적 꽃과 열매 이삭이 촘촘히 달렸고 산발한 느낌을 준다. 반면 달뿌리풀은 꽃과 열매 이삭이 대머리 직전처럼 엉성해 휑한 느낌을 준다. 달뿌리풀은 줄기를 감싼 잎이 자줏빛을 띠는 점도 구분 포인트다. 갈대에는 잎집과 잎몸 사이에 귓볼처럼 보이는 돌기(잎귀)가 있는데 달뿌리풀은 이 잎귀가 발달하지 않는다. 자라는 장소도 갈대는 물 흐름이 없는 곳, 산소가 부족한 진흙땅을 선호하고, 달뿌리풀은 흐르는 곳, 산소가 풍부한 모래땅을 선호하는 것도 기억할만하다.

 

 

 

정리하면 이삭이 여고생 머리처럼 한쪽으로 단정하게 모여 있으면 억새, 무성하고 산발한 것처럼 보이면 갈대, 대머리 직전처럼 엉성하면 달뿌리풀로 구분할 수 있겠다. 사는 곳에 따라 정리하면 산 정상 부근이면 억새, 개울가이면 달뿌리풀, 강 하구이면 갈대일 가능성이 높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