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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자전거여행 2

노란 산수유,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

요즘 서울 기준으로 노란 산수유가 말 그대로 절정입니다. 도시에서도 노란색 무더기가 눈에 들어와 보면 거의 어김없이 산수유 꽃이 핀 것입니다. ^^ 그런데 산수유꽃에 가까이 가보면 느낌이 좀 달라집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좋았는데 가까이 가보면 좀 휑한 느낌이 들어서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그럴 경우 초점을 어디에 맞추어야할지 모르겠고 결국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더군요. 한마디로 산수유는 사진 찍기가 쉽지 않은 꽃입니다. 이런 산수유 속성을 잘 묘사한 글이 있습니다. 소설가 김훈은 책 ‘자전거 여행’에서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 ‘꽃송이는 보이지 않고, 꽃의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 있다’,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꽃이야기 2023.03.22

냉이·달래·쑥·미나리, 김훈의 '봄나물을 먹으며'

마침 소설가 김훈의 에세이집 ‘자전거 여행1’에 나오는 ‘봄나물을 먹으며’를 소개하기 좋은 계절이다. 김훈은 이 글에서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 달래, 쑥, 미나리의 맛과 특징을 차례로 썼다. 어떤 글인지, 어떤 내용인지 해설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필요없을 것 같다. 김훈 특유의 글맛도 살릴 겸 나물 별로 글의 분량을 줄이는 정도로 소개하겠다. ◇냉이 새로 돋아난 봄 냉이를 엷은 된장에 끓인 국이 아침 밥상에 올랐다. (중략) 냄새만으로도 냉이국이란 걸 알아맞혔다. 아내는 기뻐했다. 국 한 모금이 몸과 마음속에 새로운 천지를 열어 주었다. (중략) 겨울 동안의 추위와 노동과 폭음으로 꼬였던 창자가 기지개를 켰다. 몸속으로 봄의 흙냄새가 자욱이 퍼지고 혈관을 따라가면서 마음의 응달에도 봄풀이 돋는 것 같았다..

책이야기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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