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은 작가가 17년에 걸쳐 10권으로 완성한 대하소설입니다. 일제강점기인 1936~1943년 무너져가는 종가(宗家)를 지키는 종부 3대(청암부인-율촌댁-허효원)의 갈등관계, 이 종가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상민마을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입니다. ^^ ‘혼불’에는 여뀌라는 식물이 자주 등장합니다. ‘강실이에게는 그 목소리조차 아득하게 들렸다. 그러면서 등을 찌르던 명아주 여뀌 꽃대 부러지는 소리가 아우성처럼 귀에 찔려왔다’와 같은 식입니다. ‘여뀌 꽃대 부러지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거죠. ^^ 사촌 관계인 강실이와 강모의 애증관계는 이 소설의 기본 뼈대 중 하나인데, 강모가 연모하던 강실이를 범하는 장소가 하필 명아주 여뀌가 무성한 텃밭이어서 강실이가 이 장면을 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