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에 가면 어디나 홍자색 꽃이 핀 싸리가 한창입니다. 싸리는 콩과 식물답게 뿌리를 통해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어서 메마른 토양에서도 잘 자랍니다. 싸리가 흔한 것과 마찬가지로 싸릿골·싸릿재 같이 싸리가 들어간 지명도 많고, 저 어릴 적만 해도 싸리로 만든 빗자루, 싸리로 만든 사립문도 흔했습니다. 싸리가 우리 생활에 밀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싸리 꽃에는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싸리 나무는 수분이 적어 불을 지펴도 연기가 잘 나지 않는 나무로도 유명합니다. 청미래덩굴, 때죽나무, 붉나무도 연기가 적게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보면 빨치산 정하섭이 찾아왔을 때 소화가 연기가 나지 않도록 싸리나무로 밥을 짓는 장면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