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 모임으로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돌았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구절초 등 가을꽃들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는데, 참취는 이미 하얀 꽃이 한창이었습니다. ^^
사실 참취는 꽃 이전에 나물입니다. 이름에 ‘취’ 또는 ‘나물’이 들어가면 먹을 수 있다는 뜻이죠(물론 예외가 있습니다. 동의나물 등은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큰일납니다). 그런 취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 최고의 나물이라고 이름에 ‘참’ 자가 붙은 것이 참취입니다. 참나무도 나무 중에서 최고 나무라는 뜻이고, 참나리도 나리 중 대표적인 나리라는 뜻입니다. ^^ 그래서 참취를 그냥 ‘취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가 먹는 부분은 어린 심장형 잎을 잎줄기까지 딴 것입니다. 봄에 잎을 먹기도 하고,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먹는, 그러니까 대표적인 묵나물이기도 합니다.
참취는 산에서 자라는 국화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늦여름 또는 초가을, 그러니까 딱 요즘 꽃이 핍니다. 줄기 아래쪽 잎은 심장형인데 꽃이 필 때까지 나고, 줄기 위쪽으로 갈수록 잎 모양이 피침형으로 바뀝니다. 시골에 가면 잎을 쓰기위해 마당 한구석이나 밭에서 기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봄에는 나물로 먹고, 가을에 꽃을 볼 수 있도록 몇 포기는 남겨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참’자가 들어간 나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참나물입니다. 참나물 꽃도 지금 핍니다. 서울 홍릉수목원에 가면 참취와 참나물을 나란히 심어놓은 곳이 있는데, 요즘 둘 다 꽃이 피어 있습니다(아래 사진).
참취는 국화과지만, 참취는 미나리처럼 우산 모양으로 꽃이 피는 산형과 식물입니다. 참나물은 작은 흰 꽃들이 둥글게 모여 피어납니다. 자세히 보면 작은 꽃줄기가 10개 정도 있고, 거기서 각각 8~12개의 꽃이 달리는 형태입니다(겹산형꽃차례). 우리가 나물로 먹는 부분은 작은 잎이 3장씩 모여 달리는 3출엽 잎이 연할 때입니다.
참나물은 향그럽고 맛도 순해 누구나 좋아하는 봄나물입니다. 쌈을 싸먹고, 아주 약간의 양념만 더해 무쳐먹기도 합니다. 살짝 데쳐 무치거나 볶어먹어도 맛있는 나물입니다. ^^
이 글을 쓰기위해 참취와 참나물에 대해 알아보면서 새롭게 안 사실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먹기만 한 것이 미안해질 정도입니다. ^^ 공부 과정에서 생육단계 별로 참취와 참나물 사진을 담은 블로그가 있어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궁금한 분들은 앞 문장 링크를 눌러보세요. 어떻든 핵심은 참취는 국화과, 참나물은 산형과라는 것, 참취는 어린 심장형 잎을, 참나물은 어린 3출엽 잎을 먹는다는 것입니다. ^^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써 붉게 단풍 든 저 나무는? 화살나무랍니다 ^^ (4) | 2020.09.24 |
---|---|
노란 들국화, 산국·감국 구분 도전 ^^/들국화4 (4) | 2020.09.23 |
구절초·산구절초, 차이가 뭘까요/들국화3 (7) | 2020.09.19 |
쑥부쟁이 5남매 간단 구분법/들국화2 (4) | 2020.09.18 |
개미취·벌개미취·좀개미취 3형제 구분해볼까요/들국화1 (16) | 2020.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