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벌써 붉게 단풍 든 저 나무는? 화살나무랍니다 ^^

우면산 2020. 9. 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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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거리에서 벌써 붉게 단풍이 든 나무를 볼 수 있다. 다른 나무들은 아직 푸르고 기껏해야 조금 노란빛을 띠는 정도인데, 온통 붉게 물든 나무를 보면 ‘벌써 가을이 깊었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나무는 화살나무다.  화살나무에게는 요즘이 가장 화려한 시즌이다. 온 잎이 채도 높은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역시 붉은 작은 열매까지 달고 있다.

 

화살나무. 벌써 붉게 단풍이 다 들었다. 지난 주말 담은 것이다.

 

화살나무는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이다. 요즘 길거리에서 생울타리로 심은 것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전국 산에서도 자라는 나무다. 길거리 화살나무는 가지런하게 전지해 키가 1미터 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산에서는 3미터까지 자란다. 우리가 잘 아는 사철나무와 같은 속()이다.

 

화살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줄기에 두 줄에서 네 줄까지 달려 있는 코르크질 날개다. 나무껍질과 같은색의 이 날개는 화살에 붙이는 날개 모양과 똑같다. 화살나무라는 이름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이 날개가 아주 인상적이어서 한번 이름을 들으면 잊기 어려운 나무다. 화살나무의 학명(Euonymus alatus)에서 종소명 alatus도 역시 날개가 있다는 뜻이다.

 

 

화살나무가 이렇게 진화한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동물들이 워낙 화살나무 잎을 좋아하니 맹맛인 것처럼 보이기위해 코르크질 날개를 달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른 것은 다 화살나무와 같은데 줄기에 날개가 없는 나무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 나무는 회잎나무(맨 아래 사진)다. 덕수궁 석어당 뒤쪽에 가면 회잎나무를 한 그루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봄에 피는 화살나무 꽃.

 

일부에서는 이 나무를 홑잎나무라고도 부른다. 이 나무의 어린 잎을 나물로 무쳐 먹는데, 이 잎을 홑잎나물이라고 부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냥 먹으면 다소 쓴맛이 나므로 데쳐서 흐르는 물에 잠시 담근 다음 먹으면 좋다고 한다.

 


5월쯤 연한 푸르스름한 연두빛으로 작은 꽃이 달린다(위 사진). 꽃색이 잎 색깔과 비슷해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꽃을 볼 수 없다. 자세히 보면 색깔이나 형태가 사철나무 꽃과 비슷하다. 꽃잎이 4개이고, 그 꽃잎 옆에 수술이 하나씩 있고 가운데에 암술이 하나 달려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전파 수신기를 단 우주비행선 같기도 하다. 화살나무는 여러가지로 얘깃거리가 많은 나무다.

 

회잎나무. 화살나무와 같은데 줄기에 코르크 날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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