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꽃 중 연보라·흰색 계열은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등 크게 세 종류가, 노란색 계열은 산국·감국이 있습니다. 이들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각각에 세분한 종들이 있어서 아주 복잡합니다. 드물거나 아주 어려운 것은 빼고, 그나마 흔한 꽃 위주로 각각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
들국화 중 양지바른 곳이나 산기슭, 언덕, 바위틈 등에서 곧 피어날 꽃이 산국입니다. 산국(山菊)은 말 그대로 산에 피는 국화라는 뜻입니다. 늦가을까지 피는데 일부는 서리 내릴 때까지 피어 있습니다. 예로부터 '야생 국화'라 해서 꽃을 따서 술을 담그기도 했고,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했죠.
산국은 꽃과 잎이 원예종 노란 국화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다만 꽃송이가 국화보다 좀 작고, 향기는 더 진합니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고 건조에 강해 도로변 경사지나 절개지에도 많이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늦가을 청계천을 노랗게 물들이는 것은 대부분 산국이고, 서울 인왕산 기슭 청운공원 언덕, 북한산 구기동 코스 입구, 남한산성 성벽의 산국도 대단합니다.
산국과 비슷하게 생긴 꽃으로 같은 노란색 들국화인 감국이 있습니다. 꽃잎에 단맛이 있어서 감국(甘菊)이라 부릅니다. 야생화 공부를 시작할 때, 아니 상당히 지나서도 부심하게 만드는 문제 중 하나가 이 산국과 감국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꽃송이 크기를 보는 것입니다. 작으면 산국, 좀 크면 감국인데, 기준점은 지름 2㎝입니다. ^^
산국(약 1.5㎝)은 요즘 10원짜리, 감국(약 2.5㎝)은 500원짜리 동전 크기입니다. 그래서 100원짜리를 대보아 이보다 작으면 산국, 크면 감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잎이 산국은 얇고 톱니가 날카롭게 보이고, 감국은 좀 두껍고 둥글게 보이는 편입니다. 감국은 향이 산국만큼 진하지 않기 때문에 향기가 강하면 산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꽃차례가 좀 다른데, 감국은 줄기 하나에 4~5개의 꽃만 달리지만 산국은 더 많이 무더기로 달리는 것이 다릅니다.
그러나 자라는 환경에 따라 꽃 크기가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산과 들에서 만나는 노란 꽃이 산국인지 감국인지 구분하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ㅠㅠ 야생화 사이트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보면 산국인지 감국인지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산국은 주로 중부 이북에 피고, 감국은 남쪽 지방이나 바닷가 쪽에 피기 때문에 서울 근교 산에서 국화 잎처럼 생긴 노란 꽃이 있다면 산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들국화 시리즈 차례
①개미취·벌개미취·좀개미취 3형제 구분해볼까요/들국화1
②쑥부쟁이 5남매 간단 구분법/들국화2
③구절초·산구절초, 차이가 뭘까요/들국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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